집값 급등 '잠·삼·대·청', 토허제 다시 묶이나[불붙은 강남 집값]③
강남3구 집값 폭등 이어져…평균 2억↑
기재부도 "시장 과열되면 즉시 재지정"
풀었다 묶었다…매입수요 부채질 우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서울시가 지난달 2020년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최초 지정 이후 5년만에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에 대한 규제를 해제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뒤 집값 상승 논란이 이어지자 “규제를 풀고 처음에 약간의 가격 상승은 예상했다”며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아파트 모습. 2025.03.17. park769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2/NISI20250312_0020729186_web.jpg?rnd=20250312135851)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서울시가 지난달 2020년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최초 지정 이후 5년만에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에 대한 규제를 해제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뒤 집값 상승 논란이 이어지자 “규제를 풀고 처음에 약간의 가격 상승은 예상했다”며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아파트 모습. 2025.03.17. [email protected]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 2월 21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토허제 해제 후인 2월12일~20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24억5139만원으로 해제 직전인 1~11일(22억6969만원) 대비 약 2억원(8%)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제 영향을 직접 받은 송파구(0.72%)와 강남구(0.69%)의 집값 상승률은 서울 평균(0.2%)의 3배 이상이다.
이 같은 폭등 양상을 두고 다주택자 대출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보다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호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면서 강남 일대의 공인중개사에는 원정투자 및 갭투자 문의도 크게 늘었다.
오 시장은 취임 직후 부동산 가격 상승 억제 기조를 강조해왔으며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거론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14일 민생토론회에서 "특단의 시기에 선택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제 해지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서울시는 지난 2월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당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광범위하게 지정되거나 이미 개발이 완료된 아파트에 대해서도 매년 재지정을 거듭하다 보니 거주이전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민원이 많았다"며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집값이 치솟고 '한강벨트'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제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준금리가 3연속 인하되는 상황에서 갭투자 유인 등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얘기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 소장은 "다주택자 규제, 똘똘한 한 채, 경기 침체, 정국 불안, 수도권 집중 및 지방 몰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집값이 폭등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6월에 해제할 기회가 있었는데 4개월을 앞당겨 해제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조기대선을 의식한 선택이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고집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일 아파트 단지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2025.03.17.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02/NISI20250302_0020718262_web.jpg?rnd=2025030212000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일 아파트 단지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2025.03.17. [email protected]
오 시장은 지난 10일 "약간의 가격 상승은 예상했던 것"이라면서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3일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TF' 회의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서울 지역의 시장교란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시장이 과열될 경우 재지정을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다시 재지정할 경우 매입 수요를 더 부채질 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좀 더 부동산 시장 영향을 더 살핀 후에 재지정해도 늦지 않다는 제언이 나오는 이유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제 당시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약보합세였고 작년 9~10월 대출규제가 강화되며 장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너무 빨리 풀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허구역 해제 후) 거래량이 충분히 뒷받침되지는 않고 부자 일부 계층에서 국지적으로 상승 거래가 이뤄지는 양상"이라며 "집값이 예상보다 폭등하는 경우 서울시로서는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유일한 수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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