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MSCI에 "선진국지수, 정당히 평가해달라"
"한국 정책노력 정당히 평가해달라"
22일 '트럼프 절친' 슈워츠먼도 만나
슈워츠먼 "블랙스톤 한국진출 고려"

22일(미국 현지시간)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이 회동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모건스탠리 산하 금융정보·투자지수 제공 기업인 MSCI의 최고위급을 만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설득에 나섰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미국 출장 중인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MSCI 최고위급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향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심사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자본·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그간 한국 정부가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온 정책노력을 정당히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금융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음도 강조했다.
MSCI 선진국지수는 MSCI가 선진국 주식시장의 전체적인 성과를 반영하기 위해 만든 지수다. 글로벌 펀드의 투자지표가 되는 지수로, 23개 선진국 증시가 편입돼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가 MSCI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국내 시장에 75조원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자본시장 접근성, 외환 시장 자유도, 공매도 제도 등에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MSCI 선진국지수가 아닌 신흥국지수에 머무르고 있다. 1992년 신흥국지수에 편입됐고, 2008년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등재됐지만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 평가를 받아야 한다. MSCI는 매년 6월 시장분류를 발표한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블랙스톤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친'이자 '경제교사'로 불리는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을 만났다. 블랙스톤은 운용자산규모(AUM) 1조달러 이상에 달하는 세계 최대 대체투자회사다.
김 위원장과 슈워츠먼 회장은 미국 상호관세 부과와 상대국가들의 대응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위축 우려 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향후 한-미 양국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이 최근 발생한 정치적 불확실성을 헌법에서 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해소해 나가는 중"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회복력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외환·자본시장 접근성 개선, 공매도 재개, 밸류업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설명하며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블랙스톤의 한국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양 측은 사모펀드 시장의 건전한 발전, 우리 자본시장과 자산운용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병환 위원장은 뉴욕 소재 한국계 금융회사 현지점포 대표들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한국과 다른 미국 금융법규와 감독체계 등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영업환경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에는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찾아 연구개발(R&D)·산학협력·벤처투자 등 바이오 벤처생태계를 살펴보고 향후 '첨단전략산업기금' 등을 통해 바이오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1000여개 이상의 바이오테크 기업과 연구소, 병원, 대학교로 이뤄진 세계 최대 바이오 벤처생태계 지역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1마일 스퀘어'로 불리며 바이오테크 산업계의 실리콘밸리로 인정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 미국지사를 찾아 한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 현황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 사례에 대해 듣고, 미국에 진출한 한국계 VC투자자들과의 간담회를 개최, 다양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김 위원장은 "2021~2022년 중 정점이던 한국의 벤처투자 규모가 글로벌 고금리 영향 등으로 위축됐고, 특히 고위험으로 장기간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 부문 투자에서 변동성이 컸다"며 보스턴의 바이오클러스터의 사례를 통해 한국이 벤치마킹할 부분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경우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직접 참여해 적극적으로 장기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있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연구개발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이 상호보완되는 생태계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공부문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민간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첨단전략산업기금 등을 통해 첨단전략산업에 장기간 인내할 수 있는 공공부문 자본을 확충하고, 민간의 투자역량 지원을 위해 투자정보제공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또 "바이오산업은 불확실성이 크고 자금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투자자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금성격과 성장단계에 맞게 투자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문가간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해 각자의 역량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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