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 별도 협의하자"…원달러 영향은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522.33)보다 23.97포인트(0.95%) 상승한 2546.30에 장을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26.08)보다 3.61포인트(0.50%) 뛴 729.69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35원)보다 1.5원 오른 1436.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04.25.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5/NISI20250425_0020786115_web.jpg?rnd=20250425154802)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522.33)보다 23.97포인트(0.95%) 상승한 2546.30에 장을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26.08)보다 3.61포인트(0.50%) 뛴 729.69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35원)보다 1.5원 오른 1436.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관세 폐지를 위한 한·미 통상 협의의 주요 의제에 '환율'이 포함됐다. 무역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한 카드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내달 공개되는 환율 보고서 등을 빌미로 관세 협상에서 얻을 것을 얻겠다는 속셈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원화가치 절상 압박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 우려가 높아지고,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에 보다 신중해질 수 있다는 경계가 원화값 하방을 지지하며 원·달러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한·미 통상 협의 4대 의제에 관세와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환율이 포함됐다. 환율은 그동안 주요 협상 대상으로 다뤄지지 않다가 갑자기 언급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스콧 베센트 장관이 재무부 간 별도로 환율을 논의하자고 먼저 얘기했다"고 밝혔다.
금융업계에서는 미국 측 갑작스런 환율 언급에 대해 통상 협의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시각이 높다. 한·미 양측이 7월 초까지 우리나라 관세 부과 등에 대해 협의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협상 주도를 위한 압박 카드란 분석이다.
당장 내달에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가 예정됐다. 대미 흑자국인 우리나라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은 한국을 1년 만에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하며 정부의 인위적인 원화 절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추가 관세 부과와 국제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
환율 조작국 평가 기준은 150억 달러 이상 대미 무역 흑자와 국내총생산(GDP)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 1년 중 9개월 이상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 등 3가지다. 3가지에 해당하면 환율 조작국, 2가지면 환율 관찰 대상국이 된다. 우리나라는 앞 2가지가 해당됐다.
일각에서는 '플라자합의' 형태의 직접 통화가치 절상 가능성도 언급한다. 1985년 미국은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독일과 일본의 시장 개입을 통해 자국 통화 가치를 높이고 달러 하락을 유도했다. 다만 현재는 당시와 달리 인위적으로 환율 가치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그럼에도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 협의 과정에서 환율이 직접 언급됐다는 점에서 최소한 원화의 추가 하락이 저지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최근 원화는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에도 나홀로 약세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원화에 점진적으로 힘이 실리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근거로는 우선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경계가 원화값을 지탱할 것이란 점이 거론된다. 환율의 추가 상승 상방을 제약할 것이란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미간 통상 협의 후속으로 환율 실무 협의에 대한 경계감이 환율을 무겁게 누를 것"이라고 풀이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라자합의와 같은 인위적 평가 절상은 어렵다"면서도 "미국 측의 추가 당국 개입 요구 및 미세 조정 기대 경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연내 환율이 점차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연간 하단 레벨로 1330원을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완화에 보다 신중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통상 금리 인하는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미국이 원화 절하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통화당국이 대미 수출에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해 금리를 낮췄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은 필요할 경우 금리 인하 조치를 선택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금리 인하를 제약할 정도는 아니지만 환율 때문에 한은의 금리 결정이 보다 신중해 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도 환율에 대한 고려를 하기는 하지만 일단은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점이 더 크다"면서 "미국도 6월 인하 시각이 높아진 만큼 일단 5월에 한 차례 금리를 낮추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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