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연극 '헌치백' 초연…장애인 욕망과 사회적 차별 그려
日 아쿠타가와상 수상한 이치카와 사오의 동명 소설 원작
중증장애인 작가 본인 경험 서술한 '당사자 문학'으로 화제
지체장애인 배우 차윤슬 출연…서술형 문장도 그대로 무대로

연극 '헌치백' 포스터.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국립극장이 연극 '헌치백'을 다음 달 12~15일 서울 중구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2023년 일본 최고권위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치카와 사오의 동명 소설을 세계 최초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을 쓴 이치카와는 희귀 근육질환인 선천성 근세관성 근병증을 앓고 있다.
작품에는 동일한 장애를 지닌 40대 중년 여성 이자와 샤카(釋華)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인공호흡기와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살고 있는 그가 온라인 필명 샤카(紗花)로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담은 소설을 연재하며 비장애인 여성처럼 임신과 중절이 가능한 몸을 열망한다는 파격적인 설정과 도발적 문제의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비장애인 작가가 외부 시선에서 기술해 오던 장애 서사의 틀을 벗어나, 중증장애인 작가 이치카와가 직접 본인의 장애 경험을 서술한 '당사자 문학'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 연출은 신유청이 맡고, 김도영과 김진숙이 윤색을 담당했다.
연극 '헌치백'은 장애인의 내밀한 욕망과 사회적 차별을 그린 원작의 당사자성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기 위해 소설의 문장을 대사로 변형하지 않고 서술형 문장을 그대로 무대 위에 옮긴다.
무대에는 지체장애인 배우 차윤슬을 비롯해 김별·황은후·우범진·원훈 등 5명의 배우가 오른다.
샤카 역을 연기하는 황은후와 차윤슬은 하나의 배역을 교대로 맡는 일반적인 더블캐스팅이 아닌 한 무대에서 동일 인물을 동시에 나누어 연기한다.
한편, 이번 공연은 한글 자막, 음성 해설, 수어 통역 등 접근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장애 공연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