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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TSMC"…젠슨 황의 찬사, TSMC 첨단 패키징 '독주'

등록 2025.05.24 07:00:00수정 2025.05.24 07: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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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TSMC 첨단 패키징 기술에 무한 신뢰

이미 차세대 기술로 '성큼'…"역전 기회가 안 보인다"

[타이베이=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컴퓨텍스 2025’ 개막을 앞두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대만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가 탄생하고 퍼져나갈 진원지”라고 말했다. ‘컴퓨텍스 2025’는 20일 개막한다. 2025.05.19.

[타이베이=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컴퓨텍스 2025’ 개막을 앞두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대만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가 탄생하고 퍼져나갈 진원지”라고 말했다. ‘컴퓨텍스 2025’는 20일 개막한다. 2025.05.19.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선택은 TSMC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의 '극치' 첨단 패키징 기술과 관련해 TSMC에 대한 무한 신뢰를 거듭 보냈다.

삼성전자, 인텔 등이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 엔비디아에 연신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지만 젠슨 황은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어서 TSMC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행사를 통해 AI 시대에 첨단 패키징 공정의 동반자는 TSMC뿐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재확인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와 기자를 상대로 연 간담회를 통해 "우리 칩의 크기를 보라. 이 칩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TSMC의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hip-on-Wafer-on-Substrate)뿐"이라며 "현재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TSMC가 잘 나가는 이유…'CoWoS' 뭐기에

첨단 패키징 기술은 AI 반도체 제조에 있어 '화룡점정(무슨 일을 하는 데에 있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하는 것을 의미)'으로 평가받는다.

흔히 패키징은 칩을 서로 연결하고, 전력이 잘 흐르도록 포장(패키징 또는 후공정)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단순히 포장을 넘어 칩의 배치와 구성에 따라 성능과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공정으로 부상했다.

TSMC는 2012년 CoWoS 기술을 처음 선보인 이후, 글로벌 빅테크(기술 대기업)들의 첨단 패키징 수요를 휩쓸며 관련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등 서로 다른 종류의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연결한다는 점이 이 기술의 '정수(精髓)'다. TSMC의 진정한 실력은 첨단 패키징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물론 애플, AMD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은 TSMC의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서로 견제하기도 한다.

TSMC의 첨단 패키징 시장 독점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TSMC는 현재 미국에서 폭증하고 있는 첨단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현지 CoWoS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인텔은 TSMC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첨단 패키징 공정 개발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TSMC의 아성을 넘기란 쉽지 않은 일로 치부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빈틈이 안 보인다…차세대 패키징 'SoW-X'까지

TSMC는 나아가 차세대 첨단 패키징 기술 도입까지 예고했다.

TSMC가 최근 공개한 초대형 고집적 패키징 기술인 '시스템온웨이퍼-X(SoW-X·System on Wafer)'는 업계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도체 기판은 온도 변화로 형태가 변하는 휘어짐(Warpage) 또는 균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기판의 크기 만큼 관리 노력이 더 커진다. 또 기판 면적이 커지면 데이터 이동 거리가 길어진다. 손실과 전력 소모 증가에 따른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반도체 기판 업계는 차세대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나아가 유리기판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TSMC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은 기판이 필요 없다는 점이 '신의 한 수’다. 그래서 AI 반도체 제조에 있어 기판과 칩의 연결 통로인 고비용의 실리콘 인터포저가 없어도 된다.

이런 중간 단계를 모두 생략하고도 웨이퍼 상태로 칩과 칩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TSMC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기존 CoWoS 대비 최대 40배 성능 향상을 목표로 한다. 초고성능 AI 서버, 슈퍼컴퓨터 등 극단적인 성능 요구를 가진 시스템은 조기에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TSMC는 2027년 대량 양산을 예고한 상태다.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에 2개의 패키징 전용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6개 반도체 팹(제조 공장)과 함께 운영되며 단지 내에는 연구개발센터도 조성된다.

TSMC의 차세대 패키징 기술은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여겨진다. 그러면 그동안 공들인 반도체 기판 업계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까지 거론되는 중이다.

다만 생산 단가,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 없어 앞으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발간한 'TSMC SoW-X가 가져올 기판 시장 구조 변화' 보고서를 통해 "SoW-X는 상용화까지는 여러 기술적 과제를 동반할 수 있다"며 "TSMC는 CoWoS와 SoW-X라는 투 트랙(이원화) 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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