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고대의료원, '중증·난치연구' 전환선언…"4병원 동탄 설립"

등록 2025.05.26 14:54:04수정 2025.05.26 18:30: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내 유일 3개 연구 중심 병원 기반 '초격차 성장'

2035년 동탄에 700병상 규모 제4병원 설립 추진

의무부총장 “글로벌 탑티어 메디컬 브랜드될 것"

[서울=뉴시스]고려대의료원이 26일 고려대 의과대학 제1의학관에서 ‘미래혁신 2028 대전환’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고려대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간담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의료원 제공) 2025.05.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려대의료원이 26일 고려대 의과대학 제1의학관에서 ‘미래혁신 2028 대전환’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고려대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간담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고려대의료원 제공) 2025.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고려대학교의료원이 개원 100주년을 맞는 2028년까지 중증·난치성질환과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2035년 개원을 목표로 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에 이어 화성시 동탄 지역에 700병상 규모의 네 번째 병원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대 의료원은 2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의대 제1의학관 6층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료계 최초이자 유일한 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 3개 연구 중심 병원을 기반으로 '초격차 성장'을 통해 미래 의료 허브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초정밀 미래의학을 통해 가장 어렵고 힘든 질병 치료에 집중하고, 연구 중심 선순환 성장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고대의료원은 백신 개발에서 써 달라며 100억 원을 기부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 회장의 이름을 딴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오는 6월 오픈하며 연구 역량을 강화한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의 중심에는 국내 첫 민간 주도 전주기 백신개발 플랫폼인 백신혁신센터가 있다. 위험한 신종병원체를 안전하게 다루며 백신을 연구할 수 있는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Biosafety Level 3; BL3 / Animal Biosafety Level 3; ABL3) 시설이 들어섰으며, 연구자들이 다양한 유형의 신종병원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중앙실험실과 IVIS 광학영상시스템, 이미징 기반 초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고가의 첨단 장비 마련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임상시험검체 분석에 대한 정부의 공식인증을 의미하는 임상시험검체분석 관리기준(GCLP) 시설도 구축된다. 고려의대 연구진은 미국 모더나와 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의료원은 이런 백신 감염병 연구가 백신주권 확보는 물론 기관의 초격차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3년부터 연구 중심 병원으로 운영돼 온 안암·구로병원에 이어 지난 3월 안산병원까지 연구 중심 병원 자격을 획득하면서 고대 의료원은 국내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3개의 연구 중심 병원을 보유한 의료기관이 됐다. 지난 3년간 고대의료원이 수주한 외부 연구과제 규모는 5,000억 원을 넘으며, 같은 기간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는 1200건에 육박한다. 계약한 정액 기술료도 627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에 참여를 결정한 고대안암·구로·안산병원은 데이터 안심 활용센터, 개인정보 라이프 사이클 관리, 모바일 EMR 시스템 등 스마트 의료환경을 더욱 고도화하고 최신 정보통신(ICT)기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결합시켜 난치성질환 정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고대 의료원은 2035년 안암·구로·안산병원을 잇는 네 번째 병원(700병상 규모)을 화성시 동탄 지역에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애초 경기도 남양주와 과천에 제4 병원 건립을 검토했지만 무산되면서 고대 의료원은 화성시 동탄 지역을 새 병원 후보지로 낙점했다. 현재 오는 7월께 있을 것으로 보이는 '화성동탄2 종합병원 건립 패키지형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순천향대중앙의료원과 중앙대의료원도 공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으로 인한 지방 환자와 의료인 수도권 쏠림 현상 심화로 지방의료 붕괴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대 의료원은 화성시에 의료 수요가 있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분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화성시는 1300병상 정도가 부족한 데다 인구가 100만 명이 넘고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면서 "또 주변에 반도체 공장 등도 있어 의료 수요가 분명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원 차원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공모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호성 의무기획처장은 "2035년 700병상으로 개원한 후 향후 1000병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고대 의료원은 도시 개발과 주변 인프라 구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지자체와 손잡고 동탄에 설립하는 병원을 중증난치성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스마트병원으로 구현해 지역 공동체와 의료체계에 기여하는 상생 의료기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고려대의료원이 26일 고려대 의과대학 제1의학관에서 ‘미래혁신 2028 대전환’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기자단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고려대의료원 보직자들 모습. 좌측부터 민병욱 구로병원장, 편성범 의과대학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한승범 안암병원장, 서동훈 안산병원장. (사진= 고려대의료원 제공) 2025.05.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려대의료원이 26일 고려대 의과대학 제1의학관에서 ‘미래혁신 2028 대전환’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기자단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고려대의료원 보직자들 모습. 좌측부터 민병욱 구로병원장, 편성범 의과대학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한승범 안암병원장, 서동훈 안산병원장. (사진= 고려대의료원 제공) 2025.05.26. [email protected].

고대 의료원은 암환자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산하 3개 병원 중 한 곳에 양성자 치료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중입자 치료의 경우 국내에서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이 이미 치료를 시작했거나 치료기 도입을 준비 중인 데다 일본에서 아직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윤 의무부총장은 "양성자 치료와 중입자 치료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가성비가 좋은 것은 양성자 치료"라면서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이 중입자 치료센터 건립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치료를 시작하고 있어 더 이상의 중입자 치료기 도입은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지금 결정해 (제조사 등과)계약을 한다해도 5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손 처장은 "일본에서 폐암, 전립선암, 간암 등에 대해 양성자 치료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됐다"면서 "(양성자 치료기 도입)예산은 1500억 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고대 의료원은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시대에 필요한 의료인을 키워내기 위해 세계적인 수준의 전공의·전임의 교육수련 체계도 마련했다.

고대 의료원은 지난 3월 미국 전공의·전임의 교육프로그램 구축 및 수련병원 인증기관인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로부터 아시아 세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ACGME 국제허브로 지정됐다. ACGME는 미국 전공의 및 전임의 교육을 평가·인증하는 독립 기관으로, 공중보건과 수련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전 세계적으로 높은 공신력을 갖고 있다.

특히 전공의와 전임의 교육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해 역량 기반 의료 교육(CBME)을 적용하고 있어 국내 수련환경 개선과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으로 의료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손 처장은 "기존 과정 중심의 교육을 넘어 역량 기반, 자기주도 중심의 교육으로 전공의 수련 전문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면서 "전공의 교육의 일환으로 지방의 의료원, 2차 병원과 진료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윤 의무부총장은 “2028년까지 중증난치성질환 중심 의료기관으로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스마트 초정밀의학 적용을 통해 위중한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집중해 건강한 의료전달체계에 기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제4차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확고한 성장엔진으로 자리 잡은 혁신 바이오메디컬 융합연구를 통해 초격차 성장을 이뤄 KU Medicine이 독보적인 글로벌 탑티어 메디컬 브랜드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대 의료원은 의과대학을 비롯해 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 연구 캠퍼스(정릉·청담)를 보유하고 있다. 약 2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바탕으로 약 1만1000명의 인력이 진료, 교육, 연구에 매진하고 있고, 연간 310만 명의 환자가 의료원을 찾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