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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지긋지긋한 폭염에 파리도 자취 감춰"…호남 최대 전통시장마저 한산

등록 2025.07.10 17:01:17수정 2025.07.10 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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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째 찜통더위 기승…한산한 양동 전통시장

쿨링포그·선풍기 작동해도 굵은 땀 '뚝뚝'

불황·폭염 '이중고'…문 닫은 가게도 많아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2024.07.10.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현행 기자 = "그야말로 시장 좌판마다 파리만 날리는데…얼마나 더우면 파리조차 안 보여요."

연일 35안팎의 찜통 더위가 2주째 이어지고 있는 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호남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손님들의 발길은 뜸했다.

시장 곳곳에 햇볕 가림막이 설치됐고, 쿨링포그가 연신 작동하고 있지만 시장은 한산했다.

상인들은 멍하니 좌판을 바라보거나 작은 선풍기에 몸을 맡긴 채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연신 닦아내기 바빴다. 손님을 기다리다 지쳐 잠든 상인도 보였다.

한 상인은 진열된 생선들이 혹여 상할까 차가운 물을 바닥에 뿌리며 기온 낮추기에 안간힘이었다. 간혹 지나가는 시민들이 가게 앞에 발걸음을 멈출까 한시도 눈을 못 떼는 상인도 있었다.

상인 이행미(71·여)씨는 "날이 너무 더워 파리조차 자취를 감췄다. 젊은 층은 물론 주 고객인 40대부터 어르신까지 시장을 찾는 이들이 절반 넘게 줄었다. 매년 반복되는 폭염 때문에 지긋지긋하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더위에 지쳐 잠들었다. 2024.07.10.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더위에 지쳐 잠들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경기 불황에 연일 폭염으로 손님이 뚝 끊기면서 문조차 열지 않은 가게도 많았다.

한 상인은 "가게 문을 열어도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 되니 아예 시장에 나오지 않는 상인들도 있다. 마음 같아선 나도 가게 문 닫고 며칠 쉬고 싶다.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일 나온다"고 토로했다.

시장을 방문한 김유식(57)씨는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날이 뜨겁지만 장을 볼 때면 항상 시장을 찾는다. 당연히 집 앞 마트는 시원하고 편하지만, 시장이 살아야 경제가 살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매번 온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전역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2주째 폭염특보가 유지 중이다.

광주와 전남 21개 시·군(나주·담양·곡성·구례·장성·화순·고흥·보성·여수·광양·순천·장흥·강진·완도·영암·무안·함평·영광·해남·목포·신안)에는 폭염경보가, 진도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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