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쾅쾅' 폭발음, 검은 연기…'재난영화 방불' 현대삼호 화재

등록 2025.07.29 14:07:1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2시간 사투 벌인 소방관들 땀과 그을음 범벅

인근 주민, 잇단 폭발음에 놀란 가슴 쓸어내려

협력업체 직원들 '혹시 일거리 끊길까' 걱정도

[영암=뉴시스] 28일 오후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일반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1호사 변전소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한 주민이 주저앉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변전소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5.07.29. photo@newsis.com

[영암=뉴시스] 28일 오후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일반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1호사 변전소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한 주민이 주저앉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변전소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5.07.29. [email protected]

[영암=뉴시스]이현행 기자 = "'퍽' 하는 소리가 나다 '쾅쾅' 소리가…"

29일 오전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일반산업단지 HD현대삼호 변전소 화재 현장. 용이 입에서 불을 내뿜듯 변전소 출입구에서는 뿌연 연기가 쉴 틈 없이 뿜어져 나왔다.

연기로 뒤덮인 화재 현장 일대에서는 매캐한 냄새로 숨을 쉬기 힘들었다. 수십여명의 소방관들은 변전소 내부를 오가며 무더운 날씨, 뜨거운 열기와 불에 맞서 12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다. 소방관들의 얼굴과 방염복은 땀과 숯검댕이로 범벅이 됐다.

전쟁터 같은 화재 현장을 바라보던 현대삼호 협력업체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불길이 조선소로는 번지지 않았지만 아수라장 같은 작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했다.

협력업체 직원 A씨는 "한밤 중 수차례 폭발음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곧이어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 나와봤다"며 "어두운 밤 하늘이 검은 연기로 뒤덮였고 소방차의 붉은 경광등 빛만 보였다. 재난 영화에서나 볼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숨을 내쉬면서 당장 먹고 살아갈 일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 다른 협력업체 직원 B씨는 "변전소가 완전히 다 타버렸다고 한다. 2주 안에 복구를 한다고 말하던데 상식적으로 그 기간 복구가 가능할까 싶다"며 "그 기간 화재 원인 조사도 어렵지 않겠는가. 전력이 끊겨 조선소가 멈추면 우리 같은 협력업체 직원들은 당장 일거리가 끊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영암=뉴시스] 이현행 기자 = 29일 오전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1호사 변전소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은 전날 오후 11시22분께 발생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전력 공급이 끊겨 당분간 조업 차질이 예상된다. 2025.07.29. lhh@newsis.com

[영암=뉴시스] 이현행 기자 = 29일 오전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1호사 변전소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은 전날 오후 11시22분께 발생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전력 공급이 끊겨 당분간 조업 차질이 예상된다. 2025.07.29. [email protected]

조선소 인근 주민들도 변전소 화재 진압 현장을 기웃거리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주민 C씨는 "불이 변전소 옆에 붙어 있는 다른 전기 시설로 옮겨 붙을까 밤새 조마조마했다. 아직도 가슴이 쿵쿵 뛰고 코 속에서 연기 냄새가 가시질 않는다"며 "여기는 조선소 때문에 다 먹고 산다. 부디 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28일 오후 11시21분께 HD현대삼호 1호사 변전소 지하 공동구에서 불이 나 12시간만인 이날 오전 11시24분께 모두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메인 변전기가 불에 타 조선소 내 전력 공급이 끊긴 상태다. 현대삼호 측은 "2주 안에 변전소를 복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복구에 최소 한달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조업 차질도 우려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