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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서 신약 개발…제약바이오 재편할 '디지털 트윈'

등록 2025.08.07 14: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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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임상시험 효율성 높여

환자 맞춤형치료 전략 수립가능

종근당·삼성바이오·대웅 등 도입

[서울=뉴시스] 사진은 바이오 연구 관련 이미지. (사진=뉴시스DB) 2025.08.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바이오 연구 관련 이미지. (사진=뉴시스DB) 2025.08.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항공우주와 건설, 자동차 산업에서 주로 활용되던 '디지털 트윈' 기술이 신약 개발 및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적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의약품 생산 공정, 임상시험, 병원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가상 환경을 구현하고 실제 데이터와 동기화함으로써 사전 예측 및 개선이 용이해진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이란 실시간 데이터를 고급 시뮬레이션 기술과 통합해 생체 시스템의 행동을 모방함으로써 작동하는 기술이다.

CT 스캔, 실험실 결과, 웨어러블 기기 및 EHR(전자 건강 기록)에서 구조화된 데이터를 수집해 장기 또는 생리적 기능을 시뮬레이션한다. 이러한 모델은 가상으로 치료 옵션을 테스트하고 질병 진행을 예측하며, 임상의가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

임상시험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다면, 참여하는 환자 개개인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가상의 환자 쌍둥이를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해 대조군으로 활용하거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가상 환자에 기반한 '인실리코(in-silico)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임상시험 전에 신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후보물질 최적화 및 리스크 저감에 기여한다.

미국의 스타트업 Unlearn.AI는 환자의 과거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디지털 트윈 환자를 만들어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임상시험에서 가상 위약군을 부분적으로 대체하거나 소규모 시험의 통계적 파워를 높여주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이큐비아 보고서는 "환자 개개인의 심장이나 장기 등 주요 기관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면 수술 전 여러 치료 옵션의 결과를 사전에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며 "나아가 유전체, 단백체 등 다양한 '멀티오믹스'(Multi-omics) 데이터를 통합해 환자의 생물학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함으로써 더욱 정밀한 맞춤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기업 다케다제약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 도입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제약기업 종근당이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팩토리'를 구축했다. 메타버스 팩토리는 AI와 빅데이터,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실제 공장과 동일한 쌍둥이 공장을 가상 공간에 구축하는 통합 가상 플랫폼이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장비와 메타버스 솔루션을 활용해 공간적 제약 없이 실제 생산현장과 동일한 수준으로 시뮬레이션 가능하다.

생산 환경에 대한 최적 공정값을 AI로 분석해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하고, 이를 통해 실제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예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은 스마트팩AI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최적 생산 시노리오를 계획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AI 등을 활용한 자동화 생산 환경 구축하고, 현실과 가상현실을 연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통한 생산 조건을 예측하고 개선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제약기업 대웅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제1차 바이오헬스분야 연구개발사업'의 국책 과제로 '디지털 트윈 기반 바이오의약품 차세대 제조공정 기술 개발'이 선정됐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공정을 가상 환경에 정밀하게 재현하고,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시뮬레이션으로 공정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은 이번 국책 과제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주요 공정인 세포 배양부터 정제까지 '전 과정을 통합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적용해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실증 연구를 수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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