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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회담, 패배가 가장 빠른 종전이라는 것 보여줬다”… WP 칼럼 혹평

등록 2025.08.19 10: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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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애어른 트럼프 명확하게 알아 협상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

“적의 증오보다 경멸 더 위험, 무모하고 냉혹하게 만들기 때문”

“美, 핵강국 폭력의 결과에 이해관계없다는 망상에서 해방되어야”

[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공동 기자회견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2025.08.19.

[앵커리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공동 기자회견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2025.08.1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5일 알래스카 회담이 ‘휴전 노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패배하는 것이 가장 빠른 종전 방법’이라는 조지 오웰의 말까지 언급하면서 혹평했다.

조지 윌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18일 ‘이제 구세계가 미국을 구출할 차례다’라는 칼럼에서 “뼈만 남은 생선처럼 축 늘어진 트럼프는 푸틴조차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전직 KGB 요원이자 현재 전쟁 범죄 혐의로 기소된 푸틴은 애어른 트럼프와 협상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미 트럼프에 대해 위험할 정도로 명확하게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회담을 앞두고 휴전회담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하겠다며 50일, 10일 시한을 두거나 ‘중대한 처벌’ 등을 언급했던 것은 모두 소음에 불과했다.

마크 트웨인은 ‘천둥은 인상적이지만 실제 역할은 번개가 한다’고 했다.(트럼프가 소리는 요란했지만 번개와 같은 실제 행동은 없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알래스카 회담은 둔감한 사람들에게나 불분명했던 것을 명확히 했다.

푸틴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싶어하고, 트럼프는 전쟁을 끝내고 싶어했다. 조지 오웰의 말처럼 전쟁을 끝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패배하는 것이다.

한 국가에게 적의 증오보다 더 위험한 것은 경멸이다. 이는 그들을 무모하고 냉혹하게 만든다.

1939년 8월 히틀러는 몇몇 장군들에게 “우리의 적들은 작은 벌레들이다. 나는 뮌헨에서 그들을 보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며칠 후 전쟁이 발발했다.

알래스카는 넘치는 굴욕감의 한 방울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41개월 동안 어떤 대화 상대도 미국 대통령의 말을 한 마디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문제는 트럼프가 끝없이 냉소적이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

오히려 그의 ‘난잡한’ 진지함 때문에 오늘의 믿음이 어제의 믿음과 얼마나 다르든 모든 것을 동등하게 믿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생각은 감정과 모순된다는 말이 있는데 트럼프가 그런 사람인가?

푸틴을 낳은 저급한 문화를 트럼프가 조금이라도 알고 있을까? 아이젠하워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소련의 최고 영웅이었던 게오르기 주코프 장군에게 붉은 군대가 어떻게 지뢰밭을 제거했는지 물었다.

주코프는 “지뢰밭을 뚫고 진군했다”고 답했다. (많은 인명 피해를 감수하고 밟고 지나갔다는 뜻이다.)

푸틴은 그 전쟁 그리고 서방이 1000년의 문화와 러시아 민족을 완전히 없애려 한다는 이야기에 깊이 매료되어 있다. 망상에 빠져 있지만 진지하다. 트럼프는 소련과 푸틴의 러시아 사이의 연속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푸틴의 정당(통합 러시아당) 지도자인 콘스탄틴 자툴린은 지난주 국영 TV 인터뷰에서 “러시아 군인이 발을 디딘 곳은 어디든 의심할 여지 없이 러시아의 영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즈네프 독트린이 수정된 것이다. 이 독트린은 1968년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 자유화를 진압하기 위해 소련군이 개입하기 3주 전에 발표한 것이다. 사회주의가 뿌리내린 곳마다 소련은 그것을 보존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었다.

푸틴이 소련의 노쇠함 속에서도 웅장함을 되찾고자 하는 갈망은 단순한 향수를 넘어 사회학자 로버트 니스벳이 정의했듯이 ‘기억의 녹’과 같은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키릴 문자 이니셜 ‘CCCP’ 스웨트셔츠를 입고 알래스카 호텔에 도착했다.

트럼프 역시 수십 년 전 얼어붙은 호박속 파리와 같다. 그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언급하며 “우리가 세계 1위, 러시아가 2위”라고 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인구의 3분의 1, 국내총생산(GDP)은 10분의 1이다.

(러시아가 국토 면적과 핵탄두 보유량에서 세계 1위지만 의미있는 어떤 지표에서도 러시아가 미국에 이어 2위인 것을 찾기 어렵다. 물론 경제력은 중국이 2위다.) 

2차 대전 당시인 1940년 6월 4일 윈스턴 처칠 수상은 영국 하원에서 “신세계가 모든 힘과 능력을 동원하여 구세계를 구원하고 해방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제 구세계가 미국을 구출할 차례다.

미국은 핵 강대국에 의해 고강도의 국가간 폭력이 저질러진 상황의 결과와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없다는 망상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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