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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긴 참 얇은데 스피커는 왜 이래"…아이폰 에어 써보니

등록 2025.10.06 09:00:00수정 2025.10.06 0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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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두께에 165g 무게 갖춘 가장 가벼운 아이폰

플래그십급 성능 구현에 그립감도 만족

159만원 가격에 모노 스피커는 '에러'…카메라 섬 등도 아쉬운 대목

[서울=뉴시스]아이폰 에어.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아이폰 에어.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두께와 무게, 배터리까지 모두 기대 이상이다."

애플의 새로운 플래그십 라인업인 '아이폰 에어'를 사용하면서 든 생각이다. 애플은 이 기기를 프로급 성능을 갖춘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5.6㎜의 두께,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165g의 무게는 확실하게 체감이 됐다.

그러나 극한의 얇기를 위해 내부 공간을 절약한 탓일까. 아이폰 에어는 초슬림 혁신에는 성공했으나 이전의 아이폰과 비교했을 때 기본적인 사용자 경험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역대 가장 얇은 '5.6㎜' 아이폰, 가벼움과 그립감 모두 잡았다

아이폰 에어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압도적으로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였다. 기기의 프레임 자체가 얇으면서 5등급 티타늄 프레임과 매끄러운 마감이 더해지며 손에 쥐었을 때의 그립감도 제법 괜찮았다.

기자가 사용 중인 아이폰15 프로 맥스와 비교해보니 아이폰 에어가 얼마나 얇은지 한눈에 들어왔다. 아이폰15 프로 맥스는 올해 출시된 아이폰17 프로·프로 맥스(8.75㎜)보다 얇은 8.25㎜ 두께다. 수치상으로는 불과 2.65㎜ 차이지만 육안으로 볼 때나 실제 기기를 쥐었을 때의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또 아이폰 에어는 얇아지는 과정에서 성능까지 포기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AP(앱 프로세서)에 A19 프로를 탑재해 프로급 성능을 유지했다. 애플은 A19 프로와 새롭게 디자인된 내부 아키텍처 덕분에 전력 효율이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우려됐던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도 기대 이상이다. 단일 렌즈가 탑재되긴 했으나 4800만 화소 퓨전 메인 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촬영 결과물을 내놨다. 배터리 성능 또한 물리적 용량이 3000mAh 초반 수준으로 알려지며 우려됐으나, 일상 사용에서는 그다지 방전 걱정이 없는 수준이다.

카메라 성능을 크게 중시하거나 온종일 고성능 앱이나 게임을 구동하는 헤비 유저가 아니라면 일상적인 실사용에 큰 무리가 없는 정도다.
[서울=뉴시스]아이폰 에어(아래쪽)과 아이폰15 프로 맥스 두께 비교.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아이폰 에어(아래쪽)과 아이폰15 프로 맥스 두께 비교.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아이폰 에어(위쪽)과 아이폰15 프로 맥스 두께 비교.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아이폰 에어(위쪽)과 아이폰15 프로 맥스 두께 비교. (사진=윤현성 기자)

'얇음'을 위한 불편한 타협…불룩 튀어나온 카메라 범프·e심 전용 설계 등 아쉬워

하지만 몇 가지 단점도 있다.

첫번째 옥의 티는 디자인 완성도다. 두께 감축을 위해 기기 상단 카메라 범프에 배터리 외 센서, 카메라, 칩셋 등 모든 부품을 집약해야 했기 때문에 해당 영역이 어색하게 불룩 튀어나온 디자인이 연출됐다. 얇은 두께와 최대한의 배터리 용량 확보를 위해 기기 전체에 배터리를 탑재하고 나머지 부품은 모두 좁은 공간에 몰아넣은 것. 얇은 두께에 더해 디자인적으로 완벽했을 아이폰 에어에 이같은 불호의 영역이 추가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카메라 범프를 제외하면 깔끔하고 가벼우면서 파스텔톤 색감까지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아이폰 에어가 e심(eSIM) 전용으로 출시됐다는 점도 아쉽다. 애플은 내부 공간 절약을 위해 아이폰 에어를 e심 전용으로 설계했고, 이는 한국 출시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물리적 유심(USIM)을 이용하려면 심 트레이 같은 공간이 추가로 배치되고 이를 구동하기 위한 추가 부품 배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물리적 유심 칩 사용에 익숙한 국내 사용자들의 경우 해외 여행이나 통신사 변경 시 불편을 느낄 여지가 있다. e심은 유연성·편의성·보안성이 향상되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 사용 환경이 아직 완전히 물리적 유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아이폰 에어(오른쪽)과 아이폰15 프로 맥스 외관 비교. 아이폰15 프로 맥스가 기존의 일반적인 아이폰들처럼 기기 상단 측면에만 카메라 섬이 있는 반면, 아이폰 에어는 후면 상단부 전체에 카메라 범프가 자리 잡아 배터리 외의 주요 부품을 모두 한곳에 탑재했다.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아이폰 에어(오른쪽)과 아이폰15 프로 맥스 외관 비교. 아이폰15 프로 맥스가 기존의 일반적인 아이폰들처럼 기기 상단 측면에만 카메라 섬이 있는 반면, 아이폰 에어는 후면 상단부 전체에 카메라 범프가 자리 잡아 배터리 외의 주요 부품을 모두 한곳에 탑재했다. (사진=윤현성 기자)

플래그십에 모노 스피커가 웬말?…"이러려고 에어팟 프로3 잘 만들었나"

기자가 느낀 가장 큰 아쉬움은 스피커다. 아이폰 에어는 극한의 얇기를 위해 하단 스피커를 없애고 상단 수화부 스피커 하나만 탑재된 '모노 스피커'로 설계됐다. 159만원부터 시작하고 프로급 성능을 구현했다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모노 스피커를 탑재하다니. 같은 회사의 하위 라인업인 아이폰 SE2·3나 아이폰16e에도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됐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아쉬움은 클 수 밖에 없다.

실제 수치로도, 체감으로도 스피커에서 들리는 음질은 상당히 별로다. 언뜻 '무선 이어폰을 필수로 구매하라는 애플의 상술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공교롭게도 아이폰 에어와 함께 출시된 '에어팟 프로3'는 역대급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과 음향 기능을 제공한다. 아이폰 에어를 살 거면 에어팟 프로3도 필수로 사는 게 좋을 것이라는 애플의 노골적인 전략처럼 비춰지는 부분이다.

아이폰 에어는 분명 애플다운 깔끔한 디자인과 얇은 두께, 프로급 성능을 모두 구현한 제품이다. 그러나 159만원 플래그십이라는 가격표와 함께 '얇음'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사용자의 기본 경험을 희생한 선택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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