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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치료 쓰이는 '이 약물' 담도암도 효과…진행 늦춰

등록 2025.10.12 16:01:00수정 2025.10.12 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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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암 진행 늦출 항암요법 효과 확인

타 약제 대비 상대적 우월성·경쟁력 ↑

'폴피리녹스' 치료 생존기간 9.13개월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임가람·김지훈·방승민 연세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 연세암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임가람·김지훈·방승민 연세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 연세암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췌장암 등 고형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폴피리녹스'가 담도암 2차 치료에서 암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가람, 김지훈, 방승민 연세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기훈  부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김윤학 부산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공동 연구팀은 담도암 2차 치료 약제에 대한 코호트 분석 결과 폴피리녹스(FOLFIRINOX)가 기존 약제 대비 반응률과 생존율에서 상대적 우월성과 경쟁력을 보였다고 최근 밝혔다.

간내담관암, 간외담관암, 간문부담관암 등 담도암에 걸린 환자의 대다수는 외과적 수술이 불가할 만큼 진행된 상태로 진단받는다.

수술을 통한 절제가 어려운 진행성 담도암 환자에서 질병 무진행 기간은 7개월 미만에 불과하다. 환자 대부분이 2차 치료가 필요하나 현재 2차 치료의 효용성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다. 사용 약제의 평균 반응 유지 기간은 4개월 전후로, 새로운 치료 옵션의 발굴이 시급하다.

이에 학계에서는 담도암과 종양의 진행 양상이 비슷한 췌장암에서 효과를 보이는 폴피리녹스가 담도암에도 치료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제기돼 왔지만 이를 입증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연세암병원에서 폴피리녹스로 2차 치료를 받은 담도암 환자 54명의 치료 결과와 기존 연구들을 종합해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특히 치료 후 암이 줄어든 환자의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 암이 더 나빠지지 않고 유지된 비율인 질병 조절률, 전체 생존 기간에 주목했다.

그 결과 폴피리녹스의 객관적 반응률은 15%로, 폴피리(FOLFIRI, 3%), 폴폭스(FOLFOX, 10%), 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Nal-IRI/FL, 14%)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질병 조절률은 폴피리녹스 70%, 폴피리 47%, 폴폭스 46%, 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 63%였으며, 전체 생존 기간은 각각 9.13개월, 5.93개월, 6.26개월, 8.41개월로 나타났다.

직접 비교 연구가 아닌 메타분석이라는 한계로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되지 않았으나, 기존 약제와 비교해 상대적 우월성과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의 2차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5.6%의 환자에서 완전 관해가 나타났다. 완전 관해는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 검사에서 암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방승민 교수는 "향후 대규모 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해 폴피리녹스가 담도암 2차 치료에서의 새로운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가람 교수는 "표준 치료가 정립되지 않은 담도암 2차 치료에서 폴피리녹스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특히 일부 환자에서 완전관해와 장기 생존이 나타난 점은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현재 연세암병원은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2차 치료 무작위 전향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메타분석과 향후 임상시험 연구 결과가 일치할 경우, 담도암 2차 치료 전략의 새로운 기준 마련에 확실한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신호에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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