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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아파트' 속 그 4개 음…세계 각국 72곡서 닮은 선율 찾았다

등록 2026.07.28 14:27:22

덴마크 음악가, 수개월간 세계 각국 노래 추적

약 500곡 분류…72곡은 가장 가까운 선율

희망과 쓸쓸함 겹친 선율…이별 노래에 반복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블랙핑크의 로제(왼쪽)와 미국 팝 스타 브루노 마스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아파트'(APT.)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2.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블랙핑크의 로제(왼쪽)와 미국 팝 스타 브루노 마스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아파트'(APT.)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2.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히트곡 ‘아파트(APT.)’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약 500곡에서 서로 비슷한 네 음짜리 선율이 발견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덴마크 음악가 칼 마틴(27)이 수개월간 곡을 찾아 비교한 결과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마틴은 비슷한 선율이 있다고 판단한 약 500곡을 모은 뒤, 이 가운데 선율이 가장 닮은 72곡을 추렸다. 그는 2010년 이후 발표된 노래에서 두드러진다는 이유로 이 선율에 ‘알파세대 멜로디(Gen Alpha melody)’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틴이 주목한 것은 주선율을 이루는 네 음이다. 이 네 음은 올라갔다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며, 완전히 끝난 느낌을 주지 않은 채 출발점으로 되돌아간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음악학자인 네이트 슬론은 여러 곡을 잇달아 들어보면 닮은 정도가 상당히 놀랍다고 말했다.

추적의 출발점은 마틴이 2019년 만든 곡이었다. 당시 음악학을 공부하던 그는 마음에 꼭 드는 네 음을 중심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그는 “음악 역사상 최고의 선율을 썼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음반사의 관심을 기대했지만 연락해 온 곳은 없었고, 마틴은 학업을 계속했다.

그러다 2024년 발표된 ‘아파트’를 듣던 중 자신이 만든 곡의 네 음짜리 선율과 닮은 대목을 발견했다. 이후 K팝과 미국 팝, 댄스·인디 음악에서도 비슷한 음의 흐름이 계속 들렸다. 마틴은 처음에는 단순히 화음 진행이 닮은 정도가 아니라 여러 곡이 똑같은 선율을 쓰고 있다고 여겼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피프티피프티가 14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아레나에서 열린 '2025KGMA'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GMA 조직위원회 제공) 2025.1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피프티피프티가 14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아레나에서 열린 '2025KGMA'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GMA 조직위원회 제공) 2025.1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마틴은 수개월간 레딧 게시물과 틱톡 영상, 스포티파이 재생목록을 찾아다니며 세계 각국의 노래를 비교했다. 그가 만든 14분짜리 영상에는 피프티 피프티와 에이바 맥스, 영블러드·볼비트 등 K팝·팝·록 음악가뿐 아니라 이집트·인도·스페인·이탈리아 가수들의 노래도 등장한다.

다만 마틴이 수집한 곡이 모두 네 음을 똑같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레이디 가가의 ‘배드 로맨스(Bad Romance)’와 원디렉션의 ‘나이트 체인지스(Night Changes)’처럼 한 음이 다르거나 선율의 일부 구간만 닮은 곡도 조사에 포함됐다.

마틴은 이를 작곡가들의 의도적인 표절로 결론 내리지 않았다. 이 선율이 대중음악에서 흔히 쓰는 화음 진행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때문에 여러 작곡가가 서로 베끼지 않고도 저마다 비슷한 음의 흐름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처럼 익숙한 선율을 되풀이하고 변주하는 일은 음악사에서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슬론은 유럽에서 오랫동안 변주돼 온 ‘라 폴리아(La Folia)’ 선율을 헨델과 라흐마니노프를 비롯한 150명 넘는 작곡가가 3세기에 걸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의 매력 가운데 하나가 새로움과 익숙함 사이의 긴장에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레이디 가가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바구니를 뒤집어쓴 채 '아브라카다브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2.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레이디 가가가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바구니를 뒤집어쓴 채 '아브라카다브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2.

슬론은 이 선율이 여러 곡에 등장한다는 사실보다 왜 반복해서 사랑받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봤다. 그는 선율이 회전목마처럼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구조라며, 젊은 세대가 디지털 환경에서 콘텐츠를 끝없이 넘겨보는 경험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마틴은 이 선율이 여러 곡에서 반복되는 또 다른 이유를 선율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에서 찾았다. 그는 희망과 쓸쓸함이 함께 밴,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분석했다. 희망과 쓸쓸함을 함께 품고 있어 이별과 그리움을 다룬 노래에 자주 쓰이는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틴은 이번 작업의 목적이 비슷한 선율을 쓴 음악가나 이를 즐기는 청자를 비판하는 데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목표는 음악을 들을 때 더 큰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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