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1~2억씩 올려 달래요"…가을 이사철 앞두고 전세 품귀 '비상'

등록 2025.10.01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 아파트 전셋값 34주 연속 상승…전세수급지수 3년 10개월 만에 최고

주택 공급 부족 우려 여전·입주 절벽·금리 인하…"수급불균형 당분간 지속"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전세 거래 가격표가 게시돼 있다. 2024.08.07.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전세 거래 가격표가 게시돼 있다. 2024.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세는 아예 없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세 호가를 1~2억원가량 올리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많아졌다"며 "전셋값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전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전세 품귀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다, 전세 매물이 없어 가격이 오르면서 ‘전세대란’ 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예정 입주 물량이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급감하는 등 입주 물량 감소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4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달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9%를 기록했다. 올해 2월 첫째 주(3일 기준) 이후 34주 연속 상승 중이다.

자치구별로 송파구(0.26%)와 서초구(0.25%), 강동구(0.16%), 마포구(0.14%), 광진구(0.13%), 양천구(0.13%) 등에서 상승세가 뚜렷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 보이는 가운데 역세권 및 정주여건 양호한 단지 위주로 계약 체결되며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51.98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50을 돌파한 건 지난 2021년 10월(162.25)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통상 아파트는 전세 선호 현상이 뚜렷하지만,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팔라지고 있다. 소유권 이전을 조건으로 전세자금대출이 금지되고, 임차인의 전세금 반환을 위해 받는 전세퇴거자금대출도 1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전세 계약을 주저하고 있다.

실제 전세 물량은 감소한 반면 월세 물량은 증가했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3832개로, 6·27 대출 규제 당시(2만4855개) 대비 4.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월세 물량은 1만8796건에서 1만9480건으로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에선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입주 절벽'으로 전세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방에 따르면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323가구로, 상반기(14만537가구) 대비 29%, 지난해 하반기(16만3977가구) 대비 39%나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입주 물량(32만5367가구)과 비교해도 급감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셋값 고공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되고,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전세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며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수급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