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며느리들의 'K-명절' 추석살이…"고향 부모님 생각나"
![[대구=뉴시스] 김가연씨와 그의 가족들. (사진=김가연씨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1/NISI20251001_0001959828_web.jpg?rnd=20251001233615)
[대구=뉴시스] 김가연씨와 그의 가족들. (사진=김가연씨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이웃이자 또 하나의 가족이 된 결혼이민자들이 맞는 추석은 어떤 모습일까.
추석은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풍요로운 시간이지만, 다문화가족인 결혼 이민 여성들에게는 고향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낯선 명절 문화 적응의 고단함이 교차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일 기초지자체 가족센터 등에서는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 추석맞이 행사가 열렸다. 센터 내로 들어서자 전을 부치는 분주한 소리와 고소한 기름 냄새가 가득했다.
뜨거운 불 앞에서 연신 전을 뒤집는 다문화가족들의 모습은 이미 한국의 명절 풍경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지만, 기름 냄새 속에 묻어나는 속내에는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고단함과 그리움이 배어 있었다.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 중구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 '추석 명절 전통음식 나눔 한마당' 행사에서 다문화가족이 구운 전을 들고 있다. 2025.10.03. k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1/NISI20251001_0001959830_web.jpg?rnd=20251001234122)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 중구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 '추석 명절 전통음식 나눔 한마당' 행사에서 다문화가족이 구운 전을 들고 있다.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결혼이민 6년 차인 김가연(26·여·베트남) 씨는 여전히 한국 명절 준비가 쉽지 않다. 언어, 날씨, 문화 등 모든 것이 낯선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특히 명절마다 찾아오는 시댁 문화는 큰 산과 같다.
김 씨는 제사 음식 준비를 며느리 혼자 도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장 크게 느낀다. 서툰 솜씨로 산적을 꿰고 나물을 무치면서도, 문득 고향의 부모님 생각이 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는 "고향 부모님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옆에 계셨으면 아이 돌보는 게 훨씬 수월했을 텐데"라며 "멀리 계신 부모님이 늘 보고 싶다. 함께 계셨다면 육아가 한결 수월했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홀로 감당해야 할 육아와 명절 노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런 그에게 다문화센터는 정말 고맙고 소중한 곳이다. 김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언어도, 날씨도, 문화도 달라 힘들었다"며 "다문화센터에서 언어 교육과 생활 적응을 도와줘 조금씩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 중구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추석명절 전통음식 나눔 한마당' 행사에서 다문화가족들이 전을 굽고 있다. 2025.10.03. ki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25/NISI20250925_0001953714_web.jpg?rnd=20250925153915)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 중구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추석명절 전통음식 나눔 한마당' 행사에서 다문화가족들이 전을 굽고 있다. 2025.10.03. [email protected]
한국의 명절 문화가 생활의 일부가 된 듯 보이지만, 이국땅에서 명절을 맞는 이들에게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 씨는 "한국 가족들 덕분에 외롭지 않지만 베트남에서 혼자 남아 명절을 보내야 하는 남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2년 반 된 하티나(46·여·베트남) 씨 역시 명절이 되면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그는 "부모님이 특히 많이 보고 싶다"며 "하루빨리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아이를 갖게 되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하며 그리움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민 16년 차로 대구공항 검역본부에서 통역사로 근무하는 윤지희은(36·여·베트남)씨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이번 연휴는 집에서 쉴 계획"이라며 "우리 집은 따로 제사를 지내지 않아서 오히려 제사를 경험해 보고 싶다"고 웃었다.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 달서구가족센터에서 다문화가족이 추석 명절 음식을 만들고 있다. 2025.10.03. k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1/NISI20251001_0001959835_web.jpg?rnd=20251001234611)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 달서구가족센터에서 다문화가족이 추석 명절 음식을 만들고 있다.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문화가족 여성들이 낯선 한국의 명절 문화를 극복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배려와 이해다.
달서구가족센터 다문화가족지원팀 관계자는 "음식 준비, 제사 문화 등은 한국인에게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다문화가족 여성들은 여기에 문화적 차이까지 극복해야 한다"며 "명절 문화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태도가 이들의 한국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23년 11월 기준 대구 내 외국인 주민은 5만8944명으로 전년 대비 8.1%(4407명) 증가했다. 이는 대구 총인구 237만9188명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대구 내 거주 중인 다문화가족 가구원 수는 3만7026명이다. 지역별로는 달서구 8258명, 북구 6403명, 달성군 6371명, 동구 5085명, 서구 4058명, 수성구 3338명, 남구 1973명, 중구 946명, 군위군 594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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