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삼성 원태인 "지난해 가을비 원망했지만…덕분에 좋은 경험"(종합)[준PO]

등록 2025.10.13 23:50:3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준PO 3차전서 6⅔이닝 1실점 호투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3승째 수확

삼성 원태인 "지난해 가을비 원망했지만…덕분에 좋은 경험"(종합)[준PO] 


[대구 서울=뉴시스]박윤서 신유림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는 불운을 마주했음에도, 혼신의 역투를 펼치며 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원태인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그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섞어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총 105개의 공을 뿌리는 동안 삼진 5개를 잡았고, 사사구는 2개를 내줬다.

3차전 승리 팀이 PO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삼성이 준PO 2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배를 당한 터라 원태인이 호투로 흐름을 끊어주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원태인은 부담을 이겨내고 호투를 펼쳤다.

올해 첫 준PO 등판이자 두 번째 포스트시즌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3승(1패)째를 수확했다.

원태인은 직전 등판인 지난 7일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도 팀을 구해내는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기록,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5.10.1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5.10.13. [email protected]

아울러 이날 원태인은 가을비와의 악연도 떨쳐냈다. 원태인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가을비로 인해 쓴맛을 봤다.

그는 지난해 10월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으나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게임이 선언되면서 66개의 공만 던지고 경기를 마쳐야 했다.

이 경기는 이튿날 재개됐지만, 이미 적지 않은 공을 던진 원태인이 다시 등판하는 건 무리였다.

비로 인해 에이스 카드를 잃은 삼성은 해당 경기에 이어 같은 날 열린 2차전에서도 완전히 밀렸고, 결국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원태인은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1회말부터 우천 중단이란 변수를 마주했지만, 다행히 경기가 37분 만에 재개되면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5.10.1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5.10.13. [email protected]

시작은 아슬아슬했다.

1회초 원태인은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얻어맞아 불안하게 출발했다. 후속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큰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다음 타석에 들어선 한유섬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1, 2루로 몰렸다.

원태인은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 후속 고명준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마쳤다.

1회초를 무사히 넘긴 원태인은 1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의 타석 때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는 돌발 상황을 겪었다.

흐름이 흐트러질 법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2회초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안타를 내준 그는 김성욱을 1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후속 안상현의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병살타로 연결돼 손쉽게 이닝을 종료했다.

3회초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한 원태인은 4회 들어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에도 선두타자가 말썽이었다.

3회말 타선이 3점을 선취해 3-0의 리드를 안은 원태인은 4회초 선두타자 최정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뒤이어 한유섬과 고명준을 각각 유격수 뜬공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최지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1점을 헌납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5.10.1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5.10.13. [email protected]

3-1로 앞선 5회초엔 안상현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이지영을 삼진으로 잘 잡았지만, 후속 박성한이 2루타를 때려내 2사 2루 실점 위기를 맞닥뜨렸다. 이번에는 에레디아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삼성이 5-1로 리드를 잡은 6회초 원태인은 선두타자 최정을 유격수 뜬공으로 잘 처리한 뒤 한유섬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하지만 큰 위기는 없었다. 고명준과 최지훈을 우익수 뜬공과 2루수 땅볼로 막고 순항을 이어갔다.

원태인은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위력을 뽐냈다. 선두타자 김성욱을 2루수 직선타, 안상현을 삼진으로 막았다.

삼성은 투구수가 100개를 넘긴 원태인을 교체했다. 삼성 팬들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원태인에게 아낌없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초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SSG 안상현을 병살로 처리한 후 미소짓고 있다. 2025.10.1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초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SSG 안상현을 병살로 처리한 후 미소짓고 있다. 2025.10.13. [email protected]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원태인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준PO 2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아 분위기를 빼앗겼는데, 오늘 다시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태인은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된 탓에 몸을 두 번이나 풀어야 했다.

원태인은 "최대한 빨리 경기가 재개됐으면 싶었다. 오후 7시20분에 다시 시작한다고 들었을 땐 실내에서 스트레칭하면서 열이 식지 않도록 신경 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5이닝까지 다 마치고 지연됐는데, 오늘은 1회만 던지고 중단돼 더 힘들었다"며 "다시 외야에 나가서 몸 풀고, 캐치볼 하며 준비한 덕분에 그나마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태인은 "가을비를 원망하고 있었다. 오늘도 갑자기 비가 쏟아지더라.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우리 팀이 KS에서 비로 인해 큰 아픔을 겪었다. 그렇지만 그 경험 덕분에 오늘 버틸 수 있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5.10.1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5.10.13. [email protected]

이날 원태인은 6회에 이어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5회말 우리 팀 공격이 길어지면서 몸이 식고 힘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 6회까지 잘 마쳤을 땐 구위가 떨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반신반의했다"면서 "내 공에 대한 믿음이 반 정도 있었는데, (강)민호 형이 6회를 마친 뒤에도 공이 너무 좋다고 계속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힘을 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 아직 힘이 남았다는 생각에 7회에도 등판했다"고 돌아봤다.

원태인은 4회초 최지훈에게 1점을 내준 장면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무사 2루였다면, 1점을 주는 게 맞겠지만, 주자 둘을 잡고 나니 1점을 내준 게 너무 아쉬웠다"면서도 "민호 형이 '실점 후 언제부터 점수를 안 주는 투수였냐, 1점 줘놓고 왜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냐'며 기분을 풀어주셨다. '하던 대로만 하라'고 힘주신 덕분에 잘 마쳤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끝으로 원태인은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마무리한다는 건 최고의 영광일 것"이라며 "어제 자기 전에 혼자 상상해 봤는데, 상상한 대로 모든 게 이뤄졌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신기하다. 1실점으로 어긋난 게 있었지만, 생각한 대로 모든 게 잘 풀려서 기분 좋고, 뜻깊다"고 환하게 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