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속 인하에도…한은 '집값 불안'에 멀어지는 연내 인하 기대
![[워싱턴=AP/뉴시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 시간)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 워싱턴DC 이사회 건물에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5.10.30.](https://img1.newsis.com/2025/10/30/NISI20251030_0000753723_web.jpg?rnd=20251030043842)
[워싱턴=AP/뉴시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 시간)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 워싱턴DC 이사회 건물에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5.10.30.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에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낮추며 한국은행의 금리 선택지도 넓어졌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인하 신중론에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상승 기대가 여전하다는 점, 회복 조짐을 보이는 실물 경기 등에 한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75~4.00%로 조정했다. 9월에 이은 2차례 연속 인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5%포인트 인하를,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가 금리 동결로 반대 의견을 냈다.
연준은 이번 금리 결정에 대해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장 중이며, 고용 증가세는 둔화되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완화적 조치의 일환으로 오는 12월 1일부터 양적긴축(QT)을 종료하기로 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 "결정되지 않았다"며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해당 발언에 더 집중하며 매파적으로 해석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90%대에서 이날 60%대로 크게 낮아졌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10.2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3/NISI20251023_0021025804_web.jpg?rnd=20251023094155)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10.23. [email protected]
연준이 2회 연속 금리를 낮추며 한은의 금리 운용에도 숨통이 트인 것은 분명하다. 한·미 간 금리 차가 1.50%포인트까지 좁혀져 외인 자금 이탈 우려가 줄었고, 국내 물가도 2%대로 안정되면서 경기 대응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에서다.
다만 인하 발목을 잡는 국내 고민거리는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6·27 대책과 주택 공급이 담긴 9·7 대책에 이어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을 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고 전세 대출과 실거주 의무를 강화한 10·15 대책이 나왔지만 집값 기대 심리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20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5.6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 한 주 전(13일 기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기록했던 직전 최고치(104.6)를 넘어섰다.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는 4년 전 집값 급등기였던 문재인 정부 말기 수준까지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은의 1월 금리 동결은 옳은 선택이었다"며 금리 인하가 자칫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불을 지펴 엇박자를 내기는 어렵다.
환율도 아직은 불안하다. 전날 관세 합의로 상호관세율은 15%로 유지됐다. 대미투자 3500억 달러 중 현금 투자 2000억 달러는 10년 분할로 결정됐다. 이창용 총재는 "굉장히 잘된 협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야간 장에서 환율은 10원 가까이 떨어졌지만 아직 1420원대다.
이런 가운데 경기 살리기라는 금리 인하 명분은 다소 줄고 있다. 반도체 경기 활황과 소비쿠폰 등 정부의 재정 집행에 따라 3분기 성장률은 한은의 전망보다 소폭 높은 1.2%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사이클과 정부의 2차 소비쿠폰 효과를 감안할 때 연간 1%대 성장률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내년 성장률 반등도 전망된다. 전날 상호관세 및 자동차 부문 관세 15% 인하가 타결되면서 내년 성장률은 한은의 전망치 1.6%를 넘어서 잠재성장률(약 1.8%) 수준에 가까워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의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점차 밀리는 분위기다. 특히 환율이 진정되더라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이상 인하는 어렵다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올해 중순만해도 10월이던 한은의 금리 인하 예상이 10월 금통위를 앞두고 11월로 밀리더니 최근에는 내년 인하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하에 우리나라 역시 금리를 낮출 여건이 마련됐다"면서도 "부동산과 환율 문제만 해결되면 11월 인하가 가능하지만, 부동산에 한 달 안에 안정세를 보이기 힘들다는 점에서 내년으로 금리 인하가 밀릴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초로 예상되는 부동산 공급 대책과 효과를 지켜봐야 하며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보유세를 인상하기도 어렵다"면서 "대통령도 10월 금리 동결에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한 만큼 한은이 정부와 엇박자를 각오하고 추가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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