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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신라면 전초기지' 농심 구미공장 "2028년까지 1兆 생산"

등록 2025.11.0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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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공장 가보니…점심때만 셧다운, 쉴 새없이 가동

국내 신라면의 75% 제조…수출물량 일부 생산, 약 1억개

하루 665만개 35분만에 8공정 거쳐 뚝딱, 자동화율 90%

AI·로봇 등 첨단시설 완비…지역 일자리·경제 활성화 일조

[구미=뉴시스] 지난 7일 경북 농심 구미공장에서 신라면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구미=뉴시스] 지난 7일 경북 농심 구미공장에서 신라면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구미=뉴시스] 변해정 기자 = 농심이 경북 구미공장의 생산 규모를 오는 2028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의 협업 흥행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키워간다는 복안이다.

김상훈 농심 구미공장 공장장은 지난 7일 경북 구미시 공단동 공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2000년부터 연평균 7.0% 성장하고 있어 2028년에는 1조원(생산)하는 공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뉴시스] 국내 최대 라면 생산공장인 농심 구미공장 전경. photo@newsis.com

[구미=뉴시스] 국내 최대 라면 생산공장인 농심 구미공장 전경. [email protected]


구미공장은 국내 신라면 생산량의 약 75%를 책임지는 농심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전국 6개 공장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다. 2023년 7697억원, 지난해 8442억원에 이어 올해는 9000억원 돌파 가능성이 점쳐진다. 

내수 전용이던 구미공장이 수출의 한 축을 맡게 된 것은 2019년부터다.

K라면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출 전용인 부산 녹산공장을 풀가동해도 수요를 맞추지 못하자 구미공장까지 수출용 생산에 나선 것이다. 현재 4개국에 수출되는 제품 24종 1억 개를 생산한다.

국내용까지 합치면 연간 생산량은 24억 개가 넘는다. 하루 665만 개, 분당 600개씩 라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김 공장장은 "하루 라면 생산량은 500만 대구·경북 시민에게 한 끼를 제공해도 남는 양"이라고 전했다.

구미공장은 밀려드는 물량을 맞추느라 점심 시간을 제외한 연중 무휴 가동 중이다. 그는 "수출 물량이 급증하다보니 부산(공장)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일부를 생산 중인데 점심 시간에만 셧다운(일시적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구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김상훈 농심 구미공장 공장장이 지난 7일 경북 농심 구미공장에서 공장 생산설비 및 생산능력 및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1.09. hjpyun@newsis.com

[구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김상훈 농심 구미공장 공장장이 지난 7일 경북 농심 구미공장에서 공장 생산설비 및 생산능력 및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1.09. [email protected] 


구미공장은 총 16개 면·스낵 생산 라인이 있으며 이 중 12개(봉지면 8·용기면 4) 라인에서 원료 입고 후 35분 만에 라면 한 봉지가 완성된다.

라면 공정은 총 8단계(배합→압연→절출→증숙→절단→성형→유탕→냉각)를 거친다.

주 원료인 소맥분과 배합수를 혼합해 반죽한 후 롤러로 밀어 얇고 평평하게 만든다. 이때 양쪽의 레이저 센서가 면대의 두께를 0.01㎜까지 측정한다.

이후 꼬불꼬불한 모양의 면 가닥을 만든 뒤 뜨거운 스팀으로 한 번 익히고 동그란 형태의 납형(틀)에 담아 식물성 기름인 팜유로 튀겨낸다.

실시간 공급되는 신유(新油)로 고온에서 튀겨 수분을 5% 미만으로 만들기에 라면의 동일한 맛과 신선도를 유지시킨다고 한다.
[구미=뉴시스] 지난 7일 경북 농심 구미공장에서 신라면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구미=뉴시스] 지난 7일 경북 농심 구미공장에서 신라면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튀겨진 라면은 식힌 후 포장 라인으로 옮겨져 분말 스프·후레이크와 함께 포장된다.

이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로 불량품을 걸러낸다. 사람이 육안으로 표본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포장 불량·수량 부족·소비기한 표기 오류 등이 '제로'(0)에 가까운 이유다.

총 8개의 AI 기술이 46개 공정에 적용 중이다. 공정 자동화율은 90%에 달한다.

2021년 신춘호 회장이 별세한 뒤 회장직에 오른 신동원 회장이 최첨단 설비 개선에 힘쓴 결과다.
[구미=뉴시스] 지난 7일 경북 농심 구미공장에서 신라면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구미=뉴시스] 지난 7일 경북 농심 구미공장에서 신라면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품질·위생과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공장에 출입하려면 총 16단계의 까다로운 위생 절차를 통과해야만 한다.

외부 해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창문 없는 '캡슐형'에 모든 업무가 건물 내부에서 가능한 '통합형'으로 설계했고, 안전 로봇 6개를 포함해 총 8개의 산업용 다관절 로봇을 설치·가동하고 있다.

2004년 12월 신라면의 유탕면 최초 해썹(HACCP) 지정은 국내 라면제품 품질 향상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

김 공장장은 "'스마트팩토리'라는 단어가 없던 시절인 1998년 공장을 지을 때부터 반도체 회사에 준하는 첨단 설비와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품질·환경·안전에 대한 인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의 생산 환경을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뉴시스] 지난 7일 농심 구미공장에서 근로자가 신라면 제품의 불량 여부를 육안으로 살펴보고 있는 모습. photo@newsis.com

[구미=뉴시스] 지난 7일 농심 구미공장에서 근로자가 신라면 제품의 불량 여부를 육안으로 살펴보고 있는 모습. [email protected]


현재 구미공장에는 직원 604명이 근무한다. 대부분 구미시에서 거주한다. 공장 설립 이후 누적 고용 인원 수는 6500여 명으로 구미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농심이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4회째 참여 중인 '구미 라면 축제'도 지역 경제 살리기의 일환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 3일간 17만여명이 찾았고 올해는 축제 첫 날에만 9만명이 다녀갔다.

구미시는 9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축제 기간 농심의 갓 튀긴 라면 40만개, 라면 요리 8만인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축제에 쓰인 라면은 모두 구미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제품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방과 소상공인을 살리는 데 미국 인지도 조사에서 1등을 한 신라면을 잘 활용해 보자고 해 시작된 게 라면 축제"라면서 "다른 라면회사에서 참여 제안이 많이 들어왔지만 로컬(지역) 취지에 맞지 않아 거절했다. 갓 튀긴 신선한 제품이어야 하고 타 지역에서 갖고 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구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김장호(左) 구미시장과 윤성진(右) 구미라면축제 총괄기획단장이 지난 7일 경북 구미시 농심 공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5 구미라면축제 진행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5.11.09. hjpyun@newsis.com

[구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김장호(左) 구미시장과 윤성진(右) 구미라면축제 총괄기획단장이 지난 7일 경북 구미시 농심 공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5 구미라면축제 진행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5.11.09.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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