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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월 CPI·고용 통계 '증발'…"경제정책, 눈가리고 비행"

등록 2025.11.13 12:02:16수정 2025.11.13 14: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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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연준, 핵심 지표 없이 정책 판단"

셧다운으로 수집 중단…민간 추정치만 남아 정책·시장 혼선 우려

[워싱턴=AP/뉴시스] 백악관이 10월 인플레이션과 고용 관련 핵심 통계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면서 경제 지표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1.13.

[워싱턴=AP/뉴시스] 백악관이 10월 인플레이션과 고용 관련 핵심 통계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면서 경제 지표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1.1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백악관이 10월 인플레이션과 고용 관련 핵심 통계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면서 경제 지표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서 백악관은 10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어려울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지만, 10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공백은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장기화의 영향이다. 경제정책 당국이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데 필수적인 정부 통계 발표가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셧다운 종료가 임박했음에도 백악관은 지난달 물가·고용 데이터는 부처 폐쇄로 사실상 복구가 어렵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경제 데이터가 영구적으로 훼손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눈가리고 비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셧다운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며 이번 사태가 "경제학자·투자자·연준 정책 결정자들이 필수 데이터를 받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월간 고용보고서는 정부가 발표하는 지표 가운데 가장 시장에 민감한 핵심 통계다. 공식 데이터가 사라지자 경제학자와 투자자들은 민간기관 보고서와 추정치에 의존해 공백을 메우는 상황이다.

민간 보고서들은 미국이 여전히 고용 부진과 해고 증가 흐름 속에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대기업에서 수만 명의 화이트칼라 직원 감축이 이어지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미뤘던 일부 정부 직원의 퇴직 처리도 10월 일제히 반영돼 고용 수치를 더 끌어내릴 전망이다.

셧다운 전 마지막 공식 통계인 8월 기준 실업률은 4.3%, 신규 고용은 2만2000명 증가에 그쳤다. 올 들어 고용 창출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셧다운 해제 후 밀린 통계를 언제부터 복구·발표할 수 있을지, 또 어떤 지표가 손상됐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9월 고용보고서는 곧바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1일 셧다운이 시작된 만큼 이미 관련 데이터 수집이 끝났기 때문이다. 원래 이 보고서는 10월 3일 발표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10월 보고서다. 셧다운 기간 통계 수집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다.

일부 지표는 기업이 BLS에 직접 제공해야 하는 자료를 촬용해 복구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이나 일부 생산자물가(PPI) 정보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BLS 직원 대다수가 10월 무급휴직이었던 만큼 많은 데이터는 사실상 수집이 불가능했다.

특히 실업률 산출의 핵심인 가계조사(가구 대상 전화 인터뷰)는 뒤늦게 재조사하기 어려운 구조다. 물가 통계도 10월 CPI 산출에 필요한 현장 가격 조사가 전면 중단돼 재조사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셧다운 기간에도 BLS는 9월 CPI를 뒤늦게 발표했는데, 이는 사회보장연금(COLA) 조정에 반드시 필요한 통계였기 때문이다.

WSJ은 "이번 사상 최장기 셧다운은 예산 부족과 정치 개입 증가로 이미 어려움을 겪던 BLS에 전례 없는 타격을 줬다"며 "과거 셧다운은 기간이 짧거나 BLS에 예외적 자금이 제공돼 업무 연속성이 유지됐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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