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해지는 中, 물러설 수 없는 日…완충 채널도 없다
中, 수산물 수입 금지에 日 "기술적 문제일 뿐" 진화 나서
높은 다카이치 지지율·약해진 '완충장치'…출구 더 멀어져
"2012년 보다 강경"…중일 대립 '연 단위' 장기화 전망도
![[경주=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1.20.](https://img1.newsis.com/2025/10/31/NISI20251031_0000757690_web.jpg?rnd=20251031193555)
[경주=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1.20.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존립위기 사태' 발언을 철회시키기 위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보다 직접적인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 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한 일본 내 강경 노선, 양측 의원 외교의 '키맨' 부재,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는 구조가 겹치면서 갈등 봉합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 때보다 더 강경하다"는 평가와 함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요미우리신문·아사히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절차를 둘러싸고 안전성을 입증하는 추가 자료 제출을 일본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재개된지 약 보름만에 사실상 중단된 것이다.
농림수산성 관계자는 닛케이에 "방사선에 관한 검사가 부족하다고 통보받았다. 사실상 일본에서 수출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달 5일 출하돼 일부 현지에 도착한 홋카이도산 냉동 가리비 6t과 아오모리현산 염장 해삼 등 1차 물량은 중국 측이 방사성 물질을 둘러싼 추가 안전 확인을 요구하면서 아직 유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수산물뿐 아니라 일본산 쇠고기 수출 재개를 위한 정부 간 협의도 중단됐다. 중국은 2001년 9월 일본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으며 최근 수입 재개를 위한 협의를 해왔다.
일본 정부는 수산물 수입 문제를 두고 "어디까지나 통관 과정의 기술적 문제일 뿐"이라며 일련의 중일 갈등과 분리하려 애쓰고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통관 과정에서 새로운 조건이 붙은 것이지 (수입) 정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압박은 경제를 넘어 영토·역사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전날 관영 환구시보는 '류큐학 연구는 왜 중요한가' 제하의 사설에서 "류큐를 연구하는 것은 일본의 편파적이고 이기적인 병합 역사 서사를 해체하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차별과 강제 동화 정책을 지속 추진하며, 류큐가 일본을 위해 치러야 했던 희생을 제도화하고 정당화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군 기지가 밀집해 있고 대만과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오키나와를 매개로 안보·역사 문제까지 협상 카드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中, 수산물 이어 희토류·비자 카드 꺼낼까?![[홍콩=AP/뉴시스] 지난 2023년 8월 24일(현지 시간) 홍콩에서 당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로 피해를 본 수산 도매시장에서 직원들이 게를 분류하고 있다. 2025.11.2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8/24/NISI20230824_0000435731_web.jpg?rnd=20230824174844)
[홍콩=AP/뉴시스] 지난 2023년 8월 24일(현지 시간) 홍콩에서 당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로 피해를 본 수산 도매시장에서 직원들이 게를 분류하고 있다. 2025.11.20. [email protected]
![[홍콩=AP/뉴시스] 지난 2023년 8월 24일(현지 시간) 홍콩에서 당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로 피해를 본 수산 도매시장에서 직원들이 게를 분류하고 있다. 2025.11.2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8/24/NISI20230824_0000435731_web.jpg?rnd=20230824174844)
[홍콩=AP/뉴시스] 지난 2023년 8월 24일(현지 시간) 홍콩에서 당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로 피해를 본 수산 도매시장에서 직원들이 게를 분류하고 있다. 2025.11.20. [email protected]
과거 선례도 이번 갈등이 어디까지 고조될지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일 관계가 얼어붙었던 2010·2012년 당시 중국은 희토류 대일 수출 중단과 일본발 수입품 통관 강화까지 동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 중국의 태도는 2012년보다 분명히 더 강경하다"고 평가하며 그와 동등하거나 더 강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특히 단기 체류 비자 면제의 재중단, 세계 생산의 70%를 중국이 쥐고 있는 희토류 공급 차질을 잠재적 '최대 리스크'로 보고 있다.
반면 일본이 꺼낼 수 있는 맞대응 카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본에 있어 중국은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경제 교류가 정체될 경우 일본 경제 전반에 부담이 불가피하다.
수산물만 놓고 보더라도 일본 정부는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대미·동남아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거대 중국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을 숨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본 재계에서는 양국 정부의 냉정한 대화와 민간 교류 지속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쓰쓰이 요시노부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비즈니스의 상호 교류에 정치적 안정이 필수적이다. 양국 정부 간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이 확보되는 것에 달려 있다"고 양국의 갈등 봉합을 호소했다.
높은 지지율·약해진 '완충장치'…출구 더 멀어져![[베이징=AP/뉴시스] 지난 1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신문 가판대에서 한 남성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을 보도한 지역 신문을 읽고 있다. 2025.11.20.](https://img1.newsis.com/2025/11/17/NISI20251117_0000798092_web.jpg?rnd=20251117174703)
[베이징=AP/뉴시스] 지난 1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신문 가판대에서 한 남성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을 보도한 지역 신문을 읽고 있다. 2025.11.20.
![[베이징=AP/뉴시스] 지난 1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신문 가판대에서 한 남성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을 보도한 지역 신문을 읽고 있다. 2025.11.20.](https://img1.newsis.com/2025/11/17/NISI20251117_0000798092_web.jpg?rnd=20251117174703)
[베이징=AP/뉴시스] 지난 1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신문 가판대에서 한 남성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을 보도한 지역 신문을 읽고 있다. 2025.11.20.
다카이치 내각은 출범 직후 '허니문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지지율이 70%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지지 기반은 강경 노선의 입지를 더 공고하게 만들고 있어 갈등 봉합의 정치적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관계의 '완충장치' 역할을 해 온 의원 외교 채널도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일중우호의원연맹을 이끌던 모리야마 히로시 전 자민당 간사장은 당내 비주류로 밀려 요직에서 물러났고, 중국 측 카운터파트였던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도 실각 의혹 속에 교체됐다.
대중 관계를 중시해 시진핑 지도부와 직접 소통해 온 공명당마저 연립 여당에서 이탈하면서 과거처럼 양국 정치인 간 개인적 인맥으로 갈등을 수습할 '비공식 파이프'는 거의 남지 않았다.
2012년 센카쿠 국유화 당시처럼 조정 창구가 부재한 상황이 재현되면서 이번 대립 역시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에 "한두 달에 정리될 사안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연 단위로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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