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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 패권 흔드는 中 레드테크 전략 벤치마킹해야"

등록 2025.11.25 16:57:40수정 2025.11.25 17: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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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KIET, '기술패권과 경제안보 시대의 혁신정책 대전환' 공동포럼

오태석 KISTEP 원장 "中 정부 중심, 일사분란하게 목표 추진"

"韓 산업생태계 고려, 통합정책 필요…R&D 성과 스케일업해야"

[서울=뉴시스]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이날 KISTEP과 산업연구원(KIET)이 공동 개최한 ‘기술패권과 경제안보 시대의 혁신정책 대전환: 기술과 산업의 융합 전략’에서 기조 발제를 맡았다. (사진=KISTE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이날 KISTEP과 산업연구원(KIET)이 공동 개최한 ‘기술패권과 경제안보 시대의 혁신정책 대전환: 기술과 산업의 융합 전략’에서 기조 발제를 맡았다. (사진=KISTE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미국 중심 기술 질서가 중국의 첨단기술 약진으로 점차 블록화·양극화되고 있다. 글로벌 기술 권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기술수준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R&D와 혁신 역량에서도 중국은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신형거국체제와 장기 국가전략을 일정 부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이날 KISTEP과 산업연구원(KIET)이 공동 개최한 ‘기술패권과 경제안보 시대의 혁신정책 대전환: 기술과 산업의 융합 전략’에서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오 원장은 “최근 글로벌 기술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기술패권 경쟁 구도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공급망, 표준, 규범, 지정학적 측면에서 기술 권력을 둘러싼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심의 개방형 질서가 중국의 부상으로 흔들리고, 기술 질서가 양극화·블록화되는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AI·양자기술 등 미래기술이 기존 산업 가치사슬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 원장은 "기술 권력 재편의 배경에는 레드테크의 약진이라고 부르는 중국의 기술과 산업의 급격한 부상이 있다"며 "통신장비, 배터리, 전기차, 드론 등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가 됐고, R&D 투자와 인력, 혁신 역량 등 여러 양적 질적 지표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혁신 전략을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중국의 혁신 전략 중 우리가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는 것은 매우 구체적인 목표와 일정으로 일사분란하게 추진되는 점”이라며 "중국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대학, 기업이 하나의 전략 목표로 움직이는 신형거국체제를 기반으로 중국제조2025와 중국표준2035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개발–실증–상용화–시장 투입까지의 전 과정이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보조금, 규제완화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R&D 투자 예산을 확대하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원장은 “세계2위의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기업 규모별 혁신역량의 불균형이 심하고 정부와 민간의 협력도 부족하다”고 짚었다.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기업 R&D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에서 다수 기업의 기술·인력·자본 역량이 제한적이며, 연구개발 성과가 사업화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산업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통합적 정책 설계를 제안했다. 특정 기술이나 분야 중심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의 전방·후방 구조, 기업 규모별 역할, 핵심 인력 수급,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등 다양한 요소가 어떻게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지를 파악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 구조와 미래기술, 국가전략을 연계한 종합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했다.

연구개발 확산과 성과 스케일업 또한 중 과제로 언급했다. 오 원장은 “현재 글로벌 기술경쟁은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는가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실증, 상용화, 확산 단계 전체를 지원하는 체계적 구조가 필요하며, 산업적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선별해 후속 투자를 이어갈 평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D→실증→사업화→확산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 중심 혁신 구조와 첨단 과학기술 분야 금융 생태계, 정책 협력 기반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우주·양자처럼 개발 기간이 길고 기술 위험이 높은 분야에서 정부·민간이 리스크를 분담하고 전문 투자 인력 양성해야 하는 한편, 부처 간 협력과 국내외 싱크탱크 협업을 통한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오 원장은 “지금은 글로벌 기술 권력이 재편되는 대전환기”라며 "연구개발과 산업 혁신을 통합하는 생태계 중심 접근을 통해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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