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상설특검 "수사검사 압박해 쿠팡 무혐의…수사권 행사 방해"

등록 2025.12.25 21:43:05수정 2025.12.25 21:50: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엄희준·김동희 등 당시 지휘 검사 압수수색 영장

김 검사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도 함께 적시

'참고인' 주임 검사 2명·문지석 부장검사도 압색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지난 10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출석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2.2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지난 10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출석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2.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검팀이 전직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를 상대로 한 압수수색 영장에 "담당 검사에게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도록 압박해 수사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취지의 혐의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관봉권·쿠팡 상설특검팀은 전날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전 부천지청 차장검사)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영장에 이같이 적시했다.

특검팀은 영장에 엄 검사와 김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두 지휘 라인 검사들이 올해 초 당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하던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3부 주임 신가현 검사를 압박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하도록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나아가 두 검사들이 신 검사의 직속 상관인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전 부천지청 형사3부장)를 압박해 무혐의 처분에 결재하도록 종용하고 문 부장의 수사할 수 있는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취지로 적었다.

특검팀은 김 검사를 상대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검사가 쿠팡 측 변호인을 맡았던 지인인 권선영 변호사에게 친분 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문 부장검사가 이끌던 수사팀의 압수수색 등 수사 정보를 사전에 알려줬다는 혐의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지난 10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의 답변을 듣고 있다. 2025.12.2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지난 10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의 답변을 듣고 있다. 2025.12.25. [email protected]

특검팀은 앞서 김 검사 측으로부터 대검찰청의 보완수사 지시 등을 권 변호사에게 전달해 준 사실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부장검사는 앞서 국회 등에서 쿠팡 수사 무마 의혹을 폭로하면서 자신과 전임 주임 검사는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으며 상급자인 김 검사가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 '괜히 힘 빼지 마라'는 식의 회유성 발언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또 당시 지청장이었던 엄 검사가 올해 2월 새로 주임으로 부임한 신 검사를 불러 '가이드라인'을 줬고 부천지청이 핵심 압수수색 증거인 '일용직 제도개선' 문건 등을 의도적으로 제외한 채 대검에 보고서를 보내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는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다.

엄 검사는 문 부장검사가 제기한 의혹이 모두 허위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이 담긴 진정서를 대검 감찰부에 보냈던 문 검사를 무고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특검팀에 요청했다.

문 검사 등이 수사했던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성격의 금품을 체불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사측은 '4주 평균 1주간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경우 계속근로기간에서 제외하고 리셋한다'는 이른바 '퇴직금 리셋 규정'을 취업규칙에 삽입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5.12.25.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5.12.25. [email protected]

예컨대 15개월을 근무하면서 8개월차(4주)만 주 14시간 동안 일한 일용직은 정부 해석상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데, '리셋 규정'을 적용하면 9개월차에 근로가 새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

앞서 1월 23일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사건을 수사한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4월 고용 당국 판단을 뒤집고 불기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지난 23~24일 연이틀 엄성환 전 쿠팡CFS 인사·노무 부문 대표이사와 쿠팡 본사, 쿠팡CFS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영장에는 엄 전 대표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참고인 신분인 문 부장검사와 신 검사, 신 검사 이전 주임을 맡았던 A 검사에 대해서도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