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예멘 항구 공습에…UAE "잔여 병력 철수하겠다"

사우디-UAE, '내전' 예멘서 대리전…갈등 고조

사우디, 예멘 항구 공습…"UAE 지원 무기 표적"

[무칼라=AP/뉴시스] 30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TV가 공개한 영상으로, 사우디는 예멘 무칼라에서 아랍에미리트(UAE)가 지원한 무기 및 장갑차를 포착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UAE는 이날 예멘에 남아있는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12.31.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가 예멘에서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UAE 지원을 받는 예멘 분리주의 세력을 공습한 데 따른 조치다.

30일(현지 시간) AP, CNN 등에 따르면 UAE 국방부는 "최근 상황을 고려해 예멘에 주둔 중인 잔류 대테러 부대를 자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사우디는 이날 아침 UAE 지원을 받는 예멘 남부 분리주의 분파인 '남부 과도위원회'(STC)를 공습했다.

사우디 군 당국은 UAE 소속 선박 두 척이 예멘 항구 도시 무칼라에서 STC 세력에 무기와 전투 차량을 하역했다며, 이에 대해 제한된 공습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성명에서 "국가 안보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한 위협에 맞서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와 수단을 주저 없이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라샤드 알알리미 예멘 대통령은 "UAE가 국가 권력에 반기를 들도록 군에 지시하고 예멘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비난했다.

UAE가 STC로 하여금 사우디 국경에서 작전을 수행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UAE는 부인했다.

[무칼라=신화/뉴시스] 30일(현지 시간) 예멘 남동부 산유 지역인 하드라마우트주 무칼라 항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전투기의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해 불길과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현지 당국은  이날 오전 사우디 전투기들이 무칼라 항구를 표적으로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2025.12.31.

중동의 두 맹주인 사우디와 UAE는 내전 중인 예멘에서 서로 다른 세력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을, UAE는 과거 독립국이었던 남예멘 부활을 노리는 STC를 지원한다. STC는 2017년 창설됐다.

STC가 이달 초 예멘 주요 지역을 장악하며 공세를 펼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예멘 정부는 STC의 군사 행동이 이란 지원을 받는 북부 후티 반군과 전투를 분열시켰다고 규탄했다.

사우디, UAE 모두와 핵심 동맹 관계를 맺은 미국은 지난주 국무장관 성명을 통해 외교적 해결과 자제를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