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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에서 정권 관리로"…미국의 대외전략 변화

등록 2026.01.13 08:13:22수정 2026.01.13 08: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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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달러 쓰고 수천 명 잃은 이라크·아프간 점령

민주주의 수출 발상 힘 잃어…기습 작전은 인기

베네수 마두로 축출 뒤 점령 피하며 정권 압박

친미 정부 수립 성공할 지는 아직은 미지수

[카라카스=AP/뉴시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현지 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미국에 체포된 마두로 부부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마두로 부부 체포 일주일을 맞아 친정부 시위대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결속을 다지고 있다. 미국이 점령은 피하고 정권을 관리하는 방식의 새 대외 전략을 도입했다. 2026.01.13.

[카라카스=AP/뉴시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현지 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미국에 체포된 마두로 부부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마두로 부부 체포 일주일을 맞아 친정부 시위대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결속을 다지고 있다. 미국이 점령은 피하고 정권을 관리하는 방식의 새 대외 전략을 도입했다. 2026.01.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독재 정권을 무너트리고 민주정부를 수립하려던 수십 년에 걸친 미군의 시도가 실패한 뒤 미국이 정권은 유지하되 행동을 바꾸려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미국 여론에 인기가 없는 지상군 점령 방식을 회피하려는 이번 시도가 성공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니컬러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권력에서 제거한 뒤에도 미 정부는 마약 밀매와 기타 범죄 혐의로 미국의 수배 대상에 올라 있는 고위 인사들을 포함해 독재 정권의 강경파들을 그대로 자리에 남겨 두었다.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목표는 27년간 집권해 온 권위주의 정부를 제거할 때 수반되는 불안정을 감수하지 않으면서, 베네수엘라 지도부를 보다 미국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다.

인기 없는 지상군 투입 피하려는 시도

궁극적으로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노력을 괴롭혔고 미국 여론에서도 인기가 없었던, 끝이 보이지 않는 점령 형태의 미군 지상군 투입을 피하려는 의도다.

정권 교체가 아닌 정권 관리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전략이 성과를 거둘지는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

그러나 마두로 체포 작전이 성공하면서 미 정부가 이란 신정 정부와 쿠바 정부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정부는 마두로를 제거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를 바라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석유 산업을 미국과 외국 기업들에 개방하도록 압박하고,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 흐름을 줄이며, 중국·러시아·이란을 배제하는 것이 포함된다. 그러나 민주주의로의 전환은 우선순위가 낮아 보인다.

미군의 새 방식은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피하게 해 줄 수 있지만, 신속한 민주주의 이행이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꺾는 결과를 낳고 있다.

마두로가 축출된 지 일주일이 넘었으나 무장 준군사 조직들이 거리를 배회하는 부패한 정권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베네수 정권 마두로 심장 마비로 죽은 듯 작동

트럼프 1기 정부 베네수엘라 특사였던 엘리엇 코언은 마두로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처럼 베네수엘라 정권이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축출했고, 1989년에는 마약 혐의로 마누엘 노리에가 장군을 축출하기 위해 파나마를 침공했다.

세 나라에서 미국은 기존 정권을 붕괴시킨 뒤 질서를 유지하고 서구식 민주주의를 세우려는 민간의 시도를 돕기 위해 수만 명의 미군 병력을 투입해야 했다.

결과는 기껏해야 엇갈렸다. 파나마는 안정적인 민주국가가 됐지만, 이라크는 장기 내전을 겪은 뒤 현재도 불안정한 민주국가로 남아 있고, 아프가니스탄은 다시 탈레반의 통치로 돌아갔다.

미 브라운대 전쟁 비용 추산에 따르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길고 혼란스러운 점령은 수천 명의 미국인 생명을 앗아갔고 최소 4조 달러의 세금을 소모했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이 들면서 민주주의 수출이라는 발상이 힘을 잃었다.

예일대 교수 존 루이스 개디스 교수는 수십 년 동안  서구 자유주의적 가치에 맞게 세계를 재편하려 시도하던 미국이 마침내 자국 힘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존 폴가-헤시모비치 미 해군대 베네수엘라 전문가는 미국이 국가 건설에는 무능하지만 지난 1년 간 트럼프 정부가 실행해 온 유형의 타격에는 능숙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맞서며 적들과 협력한 인사들 온존

그는 “미군은 이런 유형의 급습을 위해 훈련돼 있다.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에게 우리가 이것을 정말 잘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같은 베네수엘라 급습 장면이 미국 대중에게 훨씬 잘 먹힌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상군을 두지는 않지만 지렛대는 있다. 협조하지 않는 정권 인사들에 대한 추가 군사 행동의 위협과,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압류해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한 압박이 결국 민주주의로의 전환과 같은 의미 있는 변화를 정권 지도부로부터 이끌어내기에 충분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 미국식 접근에는 베네수엘라 경제를 파괴하고 수십 년간 미국에 맞서면서 러시아, 이란 등 미국의 적들과 협력해온 인사들을 미국과 묶어두는 부작용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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