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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반도체도 우주 나간다…美 달탐사선 동승

등록 2026.01.30 06:01:00수정 2026.01.30 07: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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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방사선 넘치는 밴앨런대로…삼성·하닉 칩, 극한환경 데이터 뽑는다

방사선 센서와 연계해 칩 손상 분석…초집적 반도체 내구성 강화 기대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되는 큐브위성 'K-라드큐브(K-RadCube)'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실려 우주로 향하게 된다. (사진=우주항공청) *재판매 및 DB 금지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되는 큐브위성 'K-라드큐브(K-RadCube)'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실려 우주로 향하게 된다. (사진=우주항공청)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대한민국의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나란히 우주로 향한다. 단순히 기업 로고를 새긴 홍보용 이벤트가 아니다.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 임무에 자사 반도체를 동승시키게 됐다. 지구 고궤도의 혹독한 환경에서 국산 반도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실전 무대'다.

우주항공청(KASA)과 한국천문연구원은 올해 2~4월 중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아르테미스 2호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큐브위성 'K-라드큐브(K-RadCube)'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K-라드큐브의 임무는 지구를 둘러싼 고에너지 영역인 '밴앨런 복사대'에 진입해 강력한 우주방사선이 실제 우주비행사나 우주 장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도 이 위험한 영역에 함께 들어가게 된다. 이번 임무에서 이들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우주 방사선이 미세 소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핵심 과학 임무의 주인공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방사선에 어떻게 죽어가는지 볼 것"…지옥의 밴앨런 복사대에서 극한 반도체 테스트

이번 임무의 무대인 밴앨런 복사대는 '지옥의 방사선대'라고도 지칭할 수 있다. K-라드큐브는 원지점 고도 7만㎞에 달하는 고타원 지구 궤도를 돌며 밴앨런 복사대의 우주방사선을 정밀 측정하게 되는데, 위성 기체에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멀티칩 모듈(K-RAD-SS)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칩(K-RAD-SK)이 탑재된다.

삼성전자의 모듈로는 우주방사선 환경에서의 반도체 영향 평가, SK하이닉스의 칩으로는 동일 환경에서의 메모리 반도체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이 이처럼 위험한 궤도에 자사 칩을 올린 이유는 명확하다. 실험실이 아닌 '진짜 우주'에서의 반도체 생존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다.

최신규 SK하이닉스 팀장은 이번 임무의 목적에 대해 "현재도 지상까지 내려오는 우주 방사선을 모두 고려해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면서도 "천문연과의 이번 협업을 통해 고궤도 위성까지 (반도체를) 올려 우리 칩이 어느 조건까지 살 수 있는지, 언제 죽는지, 또 어떻게 죽어가는지를 확인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 자기장에 갇힌 고에너지 입자들이 밀집된 밴앨런 복사대는 반도체에겐 치명적인 환경이다. 하지만 이 혹독한 곳에서의 '데미지 리포트'가 확보돼야만 향후 화성 탐사 등 심우주 탐사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라드큐브에 탑재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칩의 모습. (사진=우주항공청) *재판매 및 DB 금지

K-라드큐브에 탑재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칩의 모습. (사진=우주항공청) *재판매 및 DB 금지

"운동 능력도 날씨 영향 받듯"…방사선 밀도와 반도체 반응 실시간 대조

기술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천문연의 방사선 센서와 반도체의 '연계 분석'이다. 이들 양사의 반도체와 함께 탑재된 방사선량 계측 센서(K-RAD-PD)가 우주 환경의 방사선 에너지 밀도를 시간대별로 관측·측정하면, 그 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대조해 종합 분석하게 되는 식이다.

한진우 삼성전자 상무 "운동 능력을 평가할 때 날씨나 습도가 영향을 주듯, 반도체도 마찬가지로 동작 특성이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며 "K-라드큐브의 에너지 밀도 측정 기능 등을 통해 실제 우주 환경에서 반도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술 연구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칩이 켜지고 꺼지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방사선과 같은 고에너지 입자가 반도체 소자에 충돌할 때 소자 내부에서 어떤 에러(SEU, Single Event Upset)가 발생하는지, 혹은 누적된 양에 따라 수명이 어떻게 깎이는지를 정밀 분석한다는 의미다.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 또한 "요즘 반도체가 굉장히 고집적화되고 소형화되다 보니 생활방사선에도 에러들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여러 방사선에 강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공정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더군다나 우주산업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우주 공간은 지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에너지 방사선이 많은데, 이런 부분에 대응해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미세 오차도 불허…K-라드큐브, NASA의 까다로운 '유인 안전' 기준 통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칩이 우주로 가기까지의 과정도 험난했다. K-라드큐브는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하는 유인 우주선 '오리온(Orion)'과 같은 로켓에 실린다. NASA는 혹여라도 큐브위성이 폭발하거나 오작동해 우주비행사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극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강경인 부문장은 "무인 비행체와 사람이 타는 비행체의 승인 조건은 완전히 다르다"며 "폭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은 물론 배터리 안전 기준까지 타이트하게 컨트롤됐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은 짧은 개발 기간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에 걸친 NASA의 리뷰를 모두 통과하며 유인 우주 임무에 적합한 신뢰성을 증명했다.

특히 이번 임무는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와도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자가 나노 단위로 작아질수록 극미량의 방사선에도 데이터 오류가 생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상에서의 상용 반도체 기술력을 우주로 확장하는 동시에, 우주에서 얻은 초고신뢰성 기술을 다시 지상 제품에 접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의 반도체 기술이 지상을 넘어 지구를 둘러싼 밴앨런 복사대의 장벽을 뚫고 어떤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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