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탈취 막자"…K-디스커버리 다음은 하도급법 개정?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담긴 상생협력법 개정안 통과
"하도급 거래도 수·위탁 거래처럼 증거 확보 어려워"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개정안 대표 발의
김 의원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도 신속 처리할 것"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법 일부개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2.03.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29/NISI20260129_0021143731_web.jpg?rnd=20260129141842)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법 일부개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 탈취를 근절하고자 수·위탁 거래에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K-디스커버리)'를 도입한 가운데 다음 차례는 하도급 거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따르면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의 증거 확보를 돕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상생협력법 개정으로 수·위탁 거래에서 일을 맡긴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의 특허권·영업비밀·기술·아이디어 등을 빼앗는 기술탈취(기술유용)가 발생한 경우, 피해기업은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중기부의 '2024년 기술보호 실태조사'를 보면 중소기업의 연간 기술 침해 건수는 299건, 피해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18억2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손해배상소송 승소율은 32.9%, 인정 손해액은 17.5%에 그쳤다. 소송시 피해 기업의 증거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 지식재산처와 벤처기업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특허침해소송을 겪은 기업들의 1순위 애로사항은 '증거수집 곤란(73.0%)'으로 나타났다.
상생협력법에 도입된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는 독일식 전문가 사실조사와 영미법계의 증거개시제(디스커버리)를 합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술자료 유용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전문가의 현장 조사 및 자료 열람이 가능해졌다.
또 소송 당사자가 원할 경우 법정 외 당사자 신문을 하고 그 결과를 증거물로 제출할 수 있다. 법원은 소송 관련 중요 자료를 확보하고자 보전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중기부가 수행한 행정조사에 대한 자료 제출을 명령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수·위탁 거래 체결 전 기술자료 유용행위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개정안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주병기(왼쪽 다섯번째)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9월 25일 오전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에서 열린 기술탈취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2.03.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25/NISI20250925_0020992355_web.jpg?rnd=20250925104031)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주병기(왼쪽 다섯번째)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9월 25일 오전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에서 열린 기술탈취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2.03. [email protected]
수·위탁 거래와 하도급 거래는 근거 법률, 적용 대상 등이 다르다. 수·위탁 거래는 상생협력법이, 하도급 거래는 하도급법이 규율한다. 적용 대상은 상생협력법이 하도급법보다 넓다. 하도급법은 제조(가공)·수리·건설·용역 위탁을 하는 경우로 업종이 정해져 있지만 상생협력법은 이 같은 제한이 거의 없다.
문제는 하도급 거래도 수·위탁 거래처럼 기술 유용행위 소송 시 피해기업의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손승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유용 등과 관련해 소송 관련 핵심 증거가 원사업자의 내부자료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수급사업자가 위법 행위의 존재 및 손해액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지속됐다"고 짚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하도급 거래도 수·위탁 거래처럼 불공정 거래 행위가 많이 일어나서 공적인 기관이 책임지고 그 증거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장치가 매우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 8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하도급법 일부개정법률안(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법률안에는 전문가 사실조사, 당사자신문, 자료보전명령제도뿐 아니라 제도 실효성을 높이고자 형사 처벌 및 과태료 조항이 포함됐다. 개정법률안은 지난해 11월 24일 정무위원회에 상정됐다.
하도급법의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도 지난해 11월 기술탈취 근절 대책으로 하도급법에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가 발표한 대책을 보면 기술탈취 관련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더라도 법원 요구가 있을 경우 제출을 의무화했고, 입증책임을 피해기업에서 가해기업으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개정법률안 통과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기업의 방어권과 영업비밀 간 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변호사는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관련 규정이 상생협력법과 대동소이하고 공정위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해 온 점을 고려하면 하도급법도 개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분쟁 과정에서 한국형 증거개시제도가 남용되지 않도록 절차적 통제 장치, 영업비밀 보호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기술로 함께 성장하고 공정한 경쟁 위에서 혁신이 이뤄지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하도급법뿐 아니라 관련된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실용신안법 개정안이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만큼 이들 법안도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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