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주식' 악몽 떠오른 빗썸 사고…'장부 거래' 오지급 논란
2018년 삼성증권 사태 '판박이'…허위 자산 거래된 시스템 허점 노출
사업자 갱신·IPO 앞둔 빗썸 '치명타'…법제화 논의 중 신뢰 훼손 우려
당국, 현장점검 착수할 듯…"재발 방지·내부통제 강화 대책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7만1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5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에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6.02.05.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05/NISI20260205_0021151943_web.jpg?rnd=20260205143814)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7만1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5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에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6.02.05. [email protected]
실재하지 않는 자산이 지급되고 실제 거래까지 이뤄진 이번 사고는 과거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던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의 가상자산판이라도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장부 거래'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특정 거래소의 시스템 오류를 넘어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성 우려로 확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령 주식' 이어 '유령 코인'까지…8년 만에 악몽 재현
빗썸은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당첨자들에게 현금 2000원~5만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시스템 오류로 695명에게 '원'이 아닌 'BTC'가 입력됐다.
이날 오전 7시4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 1억600만원을 대입하면 1인당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입금된 셈이다. 빗썸이 자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오지급된 BTC 규모는 62만개로 단순히 계산해도 전체 가액은 수십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일시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혼란이 빚어졌다. 오입금 사실을 확인한 일부 사용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빗썸에서는 전날 오후 7시30분께 비트코인 가격이 8111만원까지 추락했다. 경쟁사인 업비트 기준 당일 최저가는 8900만원대였다.
빗썸 측은 사고 파악 후 조치를 통해 오지급된 물량의 99.7%를 회수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현금화돼 외부로 유출된 금액은 수십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고가 2018년 4월 '삼성증권 배당 착오' 사건과 판박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배당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가 입력되며, 존재하지 않는 유령 주식 28억 주가 계좌에 입고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일부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시장에 매도하며 주가 폭락을 야기했고 국민 청원까지 올라오며 당국이 특별점검에 착수하는 등 업계 전반으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두 사건 모두 전산상 숫자에 불과한 허수가 시스템상 검증 없이 실제 자산처럼 거래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기에 '장부 거래'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수십만개 '유령 코인' 풀릴 수 있었던 이유는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7만1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5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에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6.02.05.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05/NISI20260205_0021151942_web.jpg?rnd=20260205143743)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7만1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5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에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6.02.05. [email protected]
빗썸과 업비트 역시 내부 거래에 대해 엑셀 장부와 유사한 개념으로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숫자만 변경하는 것이다. 빗썸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물량은 5만 여개지만 사고로 지급된 비트코인이 수십만개에 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 가능하다.
문제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이번 사고처럼 실제 보유량보다 많은 '유령 코인'이 유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거래소 내부 DB와 실제 지갑 잔고가 실시간으로 검증되지 않기에 거래소가 마음만 먹거나 혹은 실수로 없는 코인을 만들어내 유통시키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는 전산 시스템 오류 원인 규명과 함께, 실제 발행량 초과 분이 유통되었는지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IPO·면허 갱신 앞둔 빗썸 '적신호'…시장 신뢰 흔들
빗썸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상장(IPO)을 추진 중이지만 내부통제 시스템의 결함이 노출되면서 심사 문턱을 넘기가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예정된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심사에서도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3년 마다 사업자 신고를 갱신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빗썸 개별 기업의 이슈를 넘어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회와 당국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에 이어 2단계 입법(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거래소의 불투명한 운영 방식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에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도 "제도권 편입을 앞둔 시점에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입법 과정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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