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김건희 특검 잇따른 공소기각에 '수사력 논란' 도마…일각선 법원 판단 문제도 지적

등록 2026.02.15 06:00:00수정 2026.02.15 06:30: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김건희 집사'·국토부 서기관 등 공소기각

수사 초기부터 별건 논란 이어져

재판부 김 여사 증거들 자의적 판단 지적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관련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하기 전 자리하고 있다. 2025.12.29.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관련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하기 전 자리하고 있다. 2025.12.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선정 오정우 기자 =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전방위적 수사를 벌였던 특검이 1심 판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명태균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고,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이 잇따랐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 수사력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일각선 법원의 판단 기준도 제각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에서 기소한 사건 중 지금까지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난 것만 세 건이다.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 국토부 서기관 김모씨,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사건 등이다. 
 
법원은 세 사건에서 공통으로 특검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김예성씨 공소사실 대부분이 특검 수사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최초에 제기된 '집사 게이트 의혹'과는 무관한 개인적 횡령이라는 취지다. 특검은 김예성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대기업들로부터 투자금을 받고, 이 중 일부가 김 여사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했다. 그러나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는 끝내 드러나지 않았다. 법원은 김예성씨의 횡령액 중 특검에 수사권한이 있다고 본 일부 금액마저도 무죄라고 봤다.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국토부 서기관 김모씨 사건도 특검법상 명시된 서울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과 '합리적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양평 고속도로 노선을 김 여사 일가에 유리하게 변경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실무를 봤던 김 서기관을 압수수색하던 과정에서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이를 추적해보니 김 서기관이 다른 업무와 관련해 받은 뇌물로 밝혀져 기소했지만, 본류 사건인 양평 고속도로 의혹은 윗선 규명을 하지 못한 채 특검이 종료됐다. 재판부는 "서울 양평 고속도로 사건의 혐의 사실은 노선 변경과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이라며 이 사건과 동종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통일교 사건의 '키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건에서는 한학자 총재의 원정 도박 관련 조사 정보를 입수하고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이 났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다.

한편, 김 여사와 관련한 혐의도 대부분 무죄가 나왔다. 1심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은 모두 무죄로 봤고,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도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받은 부분만 일부 유죄로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김 여사 주가조작 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통화내역 등 증거에 대한 판단이 너무 보수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여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 전 검사도 주요 혐의는 무죄가 나왔고, 선거 차량 리스비를 지인에게 대납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집행유예를 받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소기각 판결이 나오는 것은 특검이 수사권이 없는 사안까지 무리하게 건드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수사기관이 스스로의 한계를 분명히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특검이 성과를 내기 위해 수사권을 확대해석하며 무리를 했다. 유죄의 증거를 찾아내려는 것에 큰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그러면서 "역대 최대 인력이 동원되고 긴 시간이 소요됐는데 정작 핵심 사항은 완결 짓지 못한 채 공소기각 등 불필요한 논란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재판부가 특검법상 관련 사건의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 해석했다는 입장이다. 권력형 비리의 실체 관계를 파악하도록 설계된 특검법의 취지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김 서기관 판결에 즉각 항소하며, 1심 법원이 특검법상 '관련 범죄 규정'을 국회 입법 취지와 다르게 해석했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해당 규정이 수사 대상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수사 대상이 매우 방대하고 새로운 인지 사건과 의혹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범죄행위에 대한 해석상의 논란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밖에 공소기각 및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특검은 항소하며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는 계획이지만, 결론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별건 수사 논란은 사실 김건희 특검 출범 초기부터 예견된 문제였다. 특정한 사건이 아닌, 영부인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게 과제였던 만큼 수사를 진행할수록 범위가 확장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특검법상 명시된 수사 대상도 16개에 달했고, 관련 사건으로 인지된 의혹도 여러 건이었다. 한쪽에서는 검찰의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려는 대대적 검찰개혁이 이뤄지고 있는데, 정작 특검은 이러한 기조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법원이 특검의 이같은 '포괄적 수사권'에 제동을 걸면서, 항소심을 앞둔 기존 특검에게는 무거운 과제가 남게 됐다. 우선, 기존 특검은 항소심에서 공소기각된 사건들이 특검법상 명시된 수사 대상과 어떻게 합리적 관련성을 갖는지 입증해야 한다. 단순히 수사 과정에서 인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1심 법원의 판단이기 때문에, 특검이 항소심에서 해당 사건들이 김 여사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수사였음을 밝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특검의 본류 사건인 김 여사의 주 혐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법리 재정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 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현재까지 나온 증거로는 공동정범 입증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예비적 공소사실로 '방조' 혐의를 추가하는 등 공소장 변경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