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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협상 교착 감추는 말의 성찬…전쟁 더 길어진다

등록 2026.02.20 10:44:08수정 2026.02.20 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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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와 러, 트럼프 화나지 않게 하는데만 집중

"비지니스적, 실질적, 의미 있는 진전" 낙관적 묘사

"평화협상은 트럼프 실패 가리는 정치 연극 불과"

[제네바=AP/뉴시스]지난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이 열린 스위스 제네바의 인터콘티넬탈 호텔 앞에언론인들이 모여 있다. 2026.2.20.

[제네바=AP/뉴시스]지난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이 열린 스위스 제네바의 인터콘티넬탈 호텔 앞에언론인들이 모여 있다. 2026.2.2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화나게 하는 것을 피하는데 급급한 탓에 회담이 실질적인 진전 없이 교착돼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자신들이 협상에 건설적으로 임한다고 자찬하면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트럼프 사위가 중재하는 회담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제네바에서 이번 주 열린 회담은 실질적 진전이 없이 끝났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표단장은 이번 회담이 "어려웠지만 비즈니스적“이었다고 묘사했다. 감정을 배제하고 실무에 집중하며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다는 표현이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수석대표는 "실질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위트코프 미 특사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환영했다.

이들이 사용한 표현들은 낙관적 전망을 밝히는 외교 전문 용어들이다.

이들의 발언은 정치적 연극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는 평화회담의 교착상태를 감춘다. 

이보 달더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미 대사는 평화협상에 대해 "트럼프의 전쟁 종식 노력 실패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게임”이라고 꼬집었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당국자도 올 들어 지금까지 아부다비와 제네바에서 열린 3차례의 3자 회담에 참여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평화 합의를 막고 있는 것이 아님을 트럼프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연극일 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이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중재하고 있다고 말해 왔다. 그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그들이 함께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 지점에 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방어에 필수적인 돈바스 지역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지 않는다고 다시 비난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트럼프가 인내심을 잃을 경우 자신들에게 해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트럼프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대부분을 중단한 상태지만 필수적인 정보 지원은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에 공급되는 무기를 유럽국에 판매하고 있다.

러시아는 트럼프가 제재를 강화할 경우 이미 압박이 큰 러시아 경제가 마비될 것을 우려한다. 나아가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압박하는데 트럼프의 도움이 필요하다.

러시아 대통령궁 연설문 작성가 출신인 압바스 갈랴모프 정치 평론가는 "러시아 경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를 화나게 할 여유가 없다. 그가 평화로운 해결자 역할을 수행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러시아 협상 대표의 ”역사 강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협상 대표들이 회담에서 역사 강의를 늘어놓으며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난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X에 "전쟁을 끝내는 데는 역사 헛소리가 필요없다. 단지 지연 전술일 뿐"이라고 썼다.

러시아 수석대표 메딘스키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한 러시아 수정주의 역사관의 주요 이론가다.

여러 서방 정보기관들이 푸틴이 성실하게 협상하고 있지 않으며 미국을 이용해 전쟁 목적을 달성하려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몇 개월 동안 협상 교착에 대해 젤렌스키와 푸틴을 번갈아 비난하면서도 푸틴이 합의를 원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주에도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손가락질했다. 지난 16일 ”우크라이나가 빨리 협상 테이블로 나오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푸틴이 돈바스 지역 미 점령지를 우크라이나가 포기하기만 하면 만족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기대 평화협상을 중재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자들은 푸틴이 수년 간 연설과 글에서 밝힌 대로 더 큰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백악관은 11월 미국 중간 선거 전에 합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고위 당국자들은 전쟁이 1년 이상 3년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다.

미 당국자들은 트럼프가 푸틴이나 젤렌스키를 압박하지 않는다면서 이란과의 핵 협상 및 가자지구 재건으로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에 대한 흥미를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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