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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반발' 전열 가다듬는 전공의·의대생…강경투쟁?

등록 2026.02.24 06:01:00수정 2026.02.24 06: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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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파업 여부 총 투표 돌입

"집단행동 나서기 쉽지 않을 듯" 관측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초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유청준 노조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초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유청준 노조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향후 5년 간 의과대학 정원을 연평균 668명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전공의 단체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 중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섰던 전공의들은 지난해 9월 복귀하면서 1년7개월간 이어진 의정갈등이 봉합됐지만, 복귀 6개월여 만에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 만큼 제2의 의정갈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조합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설문은 지난 18일부터 시작했으며, 약 일주일 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원은 전체 전공의의 약 30% 수준이다.

설문은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해 ▲온라인 의견 표명 및 서명운동 ▲집회참석 ▲병원 내 캠페인 ▲부분 파업(주 40시간 초과 근무 거부) ▲전면 파업 ▲참여하기 어려움 등 가운데 본인이 참여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복수 체크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이번 설문 결과를 확인한 후 파업 등 집단행동 여부와 같은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미 투쟁 동력을 상실한 만큼 파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24년 2월부터 의정갈등으로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인생을 내던졌지만 수련 및 교육 현장이 붕괴되는 등 고통만 더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4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온라인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과 관련해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지만 파업 등 집단행동 여부 등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

의료계의 한 인사는 "지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에 반발해 투쟁에 나섰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이번에 또다시 총대를 멜지는 미지수"라며 "2024년과 같은 집단 휴학이나 전공의 집단 사직이 이번에도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설령 파업을 선언한다고 해도 참여율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전면 파업 대신 주 40시간 초과근무 거부 등 준법 투쟁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전공의노조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파업 등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공의노조 관계자는 "의료 현실보다 정치 현실이 반영된 결과를 도저히 긍정할 수 없고 졸속적인 의대 증원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입장문에서도 무책임한 정책에 침묵할 수 없고, 조합원 총의를 바탕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었는데 현재 그 과정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의대생들도 새 대표 선출에 나서는 등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 선출은 지난 2020년 약 5년 만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제24대 회장단 선거에 전남의대 본과 3학년 김효찬 학생이 입후보했다. 찬반 투표를 거쳐 오는 25일 새 회장이 확정된다.

의대생들은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24·25학번 교육환경 인식 및 실태조사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24·25학번 의대생의 69%(2138명)는 강의실 부족 등 수업 환경의 변화로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24·25학번 의과대학생 대표자 단체가 지난해 11월 전국 40개 의대 24·25학번 재학생 3109명을 조사한 결과로 교육부에 제출된 바 있다.

학생들은 교육 여건 개선 없이 인원만 늘어날 경우 실습 기회 축소나 지도 인력 부족 등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의대생 A(28)씨는 "한 해에 약 650명 (증원) 정도면 괜찮을 것 같지만, 그걸 5년 동안 계속 늘리면 거의 4000명 정도 늘어나는 셈"이라며 "교육 환경이나 수업과 실습 여건이 그대로인 상황에 인원만 늘어나면 기존 학생이나 교수들 모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의대 증원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기는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휴학·복귀·유급은 의학교육에서 현장 과밀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재직 정원만 보며 교육 가능성을 판단하면 실제로는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병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의대교수협에 따르면 24·25학번의 휴학 규모는 1586명이고, 2027년에 복귀하는 복학생은 749명이다. 

반면, 그동안 정부에 "의대 정원 증원시 총파업 등 장외투쟁에 나서겠다"며 경고해 온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아직까지 잠잠한 모습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는 집단행동을 먼저 고려하기 보다는 회원들의 기본적인 의견을 모으는 게 먼저"라며 "파업을 하겠다거나, 하지 않겠다고 행동 방향에 제한을 둔 것은 아니고 전공의들과 각 직역 단체 등의 의견을 들어 본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내부에서는 의협 행부에 대한 책임론과 리더십 논란이 불거지면서 내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과 관련 성과를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해 김택우 의협 회장에 대한 사퇴 요구와 책임론 등 불신 움직임도 커지고 있어 의협이 비상대책위위원회 체제로 전환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이 경우 투쟁 방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28일 서울 용산구 의협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임시대의원총회(임총)를 열고 의대 정원 증원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위원회 구성 등을 추진한다. 
 
앞서 김은식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부회장도 김 회장과 집행부의 총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의대 증원이 전공의와 학생들의 뜻과 다르게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김택우 회장과 의협 집행부는 어떤 계획도 없다"며 "무능한 줄 알면 물러날 줄 알아야 함에도 뻔뻔하게 자리 보전에 매달리는 김택우 회장과 집행부는 반성하고 모두 사퇴하라"고 말했다.

반면, 김택우 회장은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일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집행부 총사퇴 등 거취에 대해 거듭 고심했다"면서도 "집행부의 공백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 논의에서 의료계 대표가 부재하게 됨을 의미한다"며 물러사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이번 임총에서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김 회장은 의대 정원 증원 등을 비롯한 각종 의료계 현안에 대한 주도권을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임총이 열릴 정도로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며 "오는 4월 말 예정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집행부 불신임 문제가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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