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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도 뇌에 칩 심는다는데…K-뉴럴링크,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어떻게 다를까

등록 2026.03.19 06:00:00수정 2026.03.19 06: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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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로봇 없이 '표준 기구'로 칩 이식… 머스크 뛰어넘는 보급성으로 승부

4500억 투입 'K-문샷' 가동… 2030년 글로벌 뇌 미래산업 선두 도약 목표

[성남=뉴시스]18일 제44차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가 개최된 경기 성남시 판교 와이브레인에 'K-뉴럴링크' 샘플이 전시돼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성남=뉴시스]18일 제44차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가 개최된 경기 성남시 판교 와이브레인에 'K-뉴럴링크' 샘플이 전시돼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지난 2024년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칩을 심어 '온라인 체스'를 두는 장면을 생중계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사람의 뇌 속 '생각'을 '데이터'로 변환하는 시대를 불러온 것.

우리 정부 역시 'K-뉴럴링크'를 내세우며 뇌와 컴퓨터를 결합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에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나라의 BCI 기술 수준은 현재 머스크의 뉴럴링크로 대표되는 미국이나 중국 등 선도국보다 수년 가량 뒤처진 상황이다. 국내 산·학·연은 이 간격을 K-뉴럴링크의 보다 뛰어난 호환성, 보급성으로 메꿔나간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뇌 미래산업 국가R&D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글로벌 블루오션인 뇌 산업의 선두주자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BCI 핵심기술 7개 확보, 뇌질환 플랫폼 기술 10종 및 최초 신약 2개 이상 확보 등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뇌에 칩 이식하려면 전용 'R1 로봇' 필요한 머스크…K-뉴럴링크는 기존 수술기구로 충분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뇌에 이식하는 칩셋 뿐만 아니라 칩을 심는 'R1 로봇’과 같은 혁신을 동시에 선보인 바 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전극 실을 혈관을 피해 정밀하게 박아 넣는 이 자동화 로봇은 뉴럴링크 기술의 정수로 꼽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로봇은 뉴럴링크의 가장 큰 병목이기도 하다. 전용 로봇이 깔리지 않은 병원에서는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용 로봇으로 인해 자동화 수술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빠른 보급에 있어서는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서울=뉴시스]일론 머스크가 설립하 뉴럴링크사가 20일(현지시각) 두뇌에 칩을 이식한 전신마비 환자가 컴퓨터 스크린에서 커서를 옮기는 장면을 공개했다.(출처=뉴럴링크 홈페이지) 2024.3.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일론 머스크가 설립하 뉴럴링크사가 20일(현지시각) 두뇌에 칩을 이식한 전신마비 환자가 컴퓨터 스크린에서 커서를 옮기는 장면을 공개했다.(출처=뉴럴링크 홈페이지) 2024.3.21. *재판매 및 DB 금지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한국형 BCI 기술인 'K-뉴럴링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용화 접근 방식과 보급성이다. 국내 BCI 선두 기업인 와이브레인 등이 개발 중인 이식형 장치는 별도의 특수 로봇 없이 현재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표준 수술 기구만으로도 충분히 이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우리나라의 BCI 관련 과학기술 수준은 세계 3위 수준으로 평가받는데, 최선도국인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2년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통합설계 노하우 확보 및 임상시험 절차 효율화 등을 통해 실제 기술 상용화에서는 더 앞장설 수 있다는 기대다. 기술만 발빠르게 확보된다면 뉴럴링크가 전용 수술실을 보급하러 다닐 때, 한국은 이미 전국 주요 병원 신경외과에서 즉시 '브레인 칩' 수술을 시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실제 시장 진입은 미국이나 중국보다 몇 년 늦더라도 보급 속도 자체는 더 빠를 수 있다”며 “K-뉴럴링크는 이미 신경외과 현장에서 사용 중인 수술 기기로도 충분히 이식이 가능한 형태로 설계·개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럴링크, 더 정확하지만 위험도 높은 '완전 침습형' 집중…K-뉴럴링크는 침습·비침습 병행

기술적으로는 조일주 고려대 교수팀과 와이브레인이 공동 개발 중인 '고밀도 무선 BCI 시스템’을 주목할 만 하다. 512채널의 고밀도 전극을 통해 정밀한 뇌신호를 읽어내며, 이를 무선으로 송수신하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특히 두개골을 열지 않는 비침습 방식과 뇌 표면에 얹는 피질뇌파(ECoG) 방식의 장점을 결합해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도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뉴럴링크는 뇌 심부에 칩을 박는 '완전 침습형'에 집중하고 있다. 신호는 가장 정확하지만, 뇌 조직 손상과 면역 반응이라는 숙제가 남는다.

반면 K-뉴럴링크는 피질뇌파 방식과 고밀도 전극 기술을 병행하며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을 노리고 있다.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아직 시스템의 크기가 다소 큰 편인데, 이는 512개 채널 신호를 증폭하고 전송하는 전용 반도체(IC)가 국내에서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체 IC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뉴럴링크보다 훨씬 더 작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남=뉴시스]18일 제44차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가 개최된 경기 성남시 판교 와이브레인에서 비침습형 전극 기술로 뇌파를 활용해 로봇팔을 제어하는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뉴시스]18일 제44차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가 개최된 경기 성남시 판교 와이브레인에서 비침습형 전극 기술로 뇌파를 활용해 로봇팔을 제어하는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조일주 교수는 침습형과 비침습형 BCI 기술의 차이를 '야구장 마이크'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머리 위에 헬멧처럼 쓰는 비침습형(EEG)이 야구장 밖에서 들리는 함성으로 상황을 짐작하는 수준이라면, 뇌 속에 직접 박는 침습형은 특정 관중 옆에 마이크를 대고 그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정확히 받아적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전날 제44차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 현장에서 공개된 시연 장면은 이 기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EEG 캡을 쓴 시연자가 '전등을 켜야겠다'고 강하게 집중하자, BCI 시스템이 뇌파의 집중 여부를 즉시 파악해 전등을 켜기도 했다. 단순히 끄고 켜는 것을 넘어 생각만으로 불빛의 색상까지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또 뇌파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 물병을 들어올리는 것까지도 구현이 된 상태다.

정부는 이같은 BCI 기술을 비롯한 뇌 미래산업을 국가 전략 과제인 'K-문샷'으로 낙점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뇌과학 선도 융합기술개발' 등에 총 4497억원의 사업비를 책정했으며, 뇌 오가노이드(미니 뇌) 플랫폼 개발에도 324억원을 투입한다.

인프라 고도화도 병행된다. 뇌 연구의 필수 기반인 영장류 사육 규모를 현재 1500두에서 5000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전국에 영장류 실험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구(한국뇌연구원), 대전-오송(IBS·KAIST), 서울 홍릉(KIST)을 3대 거점으로 지정해 기술 개발부터 산업화까지 잇는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현재 BCI 기술은 2010년대 초중반 당시의 AI처럼 일종의 임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AI, 반도체, 뇌과학이 융합된 통합 시스템 개발에 집중 투자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뇌 산업의 선두주자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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