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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서 '애플·엔비디아' 나올까…2부제 성패, 프리미엄 기준이 가른다

등록 2026.03.20 07:00:00수정 2026.03.20 0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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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하반기 진입·유지 기준 마련

1800여개 중 80~170개만 프리미엄 시장으로

기준 높이면 유인 약화, 낮추면 의미 퇴색 '딜레마'

코스닥서 '애플·엔비디아' 나올까…2부제 성패, 프리미엄 기준이 가른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위원회가 코스닥 시장을 2부 리그로 나누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세그먼트' 기준 설계가 정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의 매력을 높이면서도 스탠다드 기업들의 상향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기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진입 기업 수가 줄어 시장의 역동성이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기준이 낮으면 프리미엄 시장의 차별성이 약화될 수 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내년 코스닥 2부제 가동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영역별 진입·유지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코스닥 프리미엄' 시장을 통해 코스피 이전 없이도 대형 혁신 기업이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코넥스부터 코스닥 1·2부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정교화해 시장 내에서 기업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는 미국보다 엔젤·벤처 투자 등 세컨더리 마켓이 상대적으로 덜 형성된 탓에 코스닥이 일부 그런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1800개가 넘는 상장사 간 격차가 확대된 만큼, 시장을 세분화해 차별화된 기준을 적용할 필요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10년대까지만 해도 코스닥 시장의 종목 간 편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1800여개 종목이 너무 상이하다 보니 시장을 분리하는 안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코스닥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에는 질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이 혼재돼 있는데, 이런 부분을 승급제를 통해 개선하려는 의지가 보여서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숫자가 잘 나오는 좋은 기업들 중심으로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이 다변화되면 개인과 기관, 외국인 접근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시총 상위 대형 성숙 기업 80~170개 기업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시총과 영업실적(매출액·영업이익), 지배구조 등 진입 요건도 엄격히 설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800여개 상장사들의 운명도 갈릴 예정이다. 현재 시총 기준으로만 봤을 때 80개 기업까지 끊으면 시총 범위는 1조5000억원에서 20조원대까지 분포된다. 170개사까지 늘리면 진입 가능 시총은 7000억원대까지 내려간다.

나스닥 프리미엄 시장에서 간판 기업으로 성장할 '스타 기업'들을 잘 선별해내는 것이 금융위의 주요 과제로 남아있다. 미국 나스닥 시장을 사실상 대표 간판 기업들이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코스닥 역시 프리미엄 리그가 '진짜 프리미엄'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미국 나스닥은 상장 문턱이 비교적 낮아 초기 성장 기업의 유입이 활발한 동시에,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압도하는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실제 시총 2조달러 이상 5개 기업들 모두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1위 엔비디아의 시총은 약 4조3800달러로, NYSE에서 시총이 가장 큰 버크셔해서웨이의 4배가 넘는다.

개편 후 대다수 코스닥 상장사들이 남아있을 스탠다드 시장에서는 소위 '불량 기업'을 걸러내는 장치가 잘 작동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융위는 '스탠다드'는 현행 코스닥 요건을 기준으로 운영하고 상장폐지 우려, 거래 위험기업 등은 '관리군'으로 별도 격리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불공정거래나 배임·횡령, 회계부정 등 이슈가 발생하는 기업은 따로 관리해 소위 '수질'을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대부분이 스탠다드에 들어가기 때문에 스탠다드에 낙인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이 나와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옛날에는 코스닥에 좋은 기업들도 많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일부 안좋은 기업들이 불공정거래, 횡령·배임 등을 일으키면서 불건전한 시장으로 낙인찍힌 측면이 있고 계속 디스카운트가 이어지고 있다"며 "스탠다드 시장에 이런 꼬리표가 달려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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