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대국민 사과에도 돌아오지 않은 발길…광주 스벅엔 정적만

등록 2026.05.26 14:32:57수정 2026.05.26 15:02: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텅 빈 매장·줄 사라진 DT…광주 민심 '냉담'

'파트너 비난 자제' 안내문 옆 테이블 텅텅

시민들 "정용진 '몰랐다'는 해명 납득 안돼"

[광주=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한 26일 광주 서구 한 스타벅스 매장이 여전히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한 26일 광주 서구 한 스타벅스 매장이 여전히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05.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박기웅 이현행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한 26일 광주 도심 스타벅스 매장에는 여전히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날 오전 광주 서구 한 스타벅스 매장. 7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매장 안에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이 단 한 명뿐이었다.

광주에서 손꼽히는 유동인구 밀집 지역에 자리 잡은 대형 매장으로 평소 점심시간이면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이날은 적막감마저 느껴졌다.

30여분 동안 출입문이 열린 것은 세 차례뿐이었다. 음료만 받아 나가는 테이크아웃 손님 2팀과 혼자 매장을 찾은 손님 1명이 전부였다.

매장에 들어선 한 시민은 빈 좌석들을 둘러보더니 "진짜 손님이 없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식용으로 준비된 음료 역시 거의 줄어들지 않은 채 그대로 놓여 있었다.

매장 게시판에는 5·18민주화운동 당일 붙은 사과문과 함께 "매장 파트너들에게 비난을 자제해달라"는 추가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직원들은 손님 감소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말을 아끼며 씁쓸한 표정만 지어보였다.

이날 오후 광산구 한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DT) 매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역 내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매출 상위권으로 꼽히는 곳이지만 40여석 규모의 1층 매장 손님은 단 2명뿐이었다.

70여석 규모의 2층 역시 공부를 하는 대학생 등 10여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산업단지와 도심 외곽을 오가는 차량들로 늘 긴 줄이 이어지던 매장 앞 도로와 주차 공간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6.05.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6.05.26. [email protected]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다.

매장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6)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일 굳이 '탱크데이' 같은 표현을 썼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정 회장이 사과를 하긴 했지만 왜 그런 문구가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보다 '논란이 돼 죄송하다'는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42)씨는 "정 회장의 사과를 봤지만 결국 '몰랐다', '실수였다'는 이야기로만 들린다"며 "대기업에서 여러 결재 단계를 거쳐 이런 표현이 그대로 나갔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책임지는 사람도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주부 유모(41·여)씨는 "논란 이후 매장 직원들만 계속 곤란해지는 분위기인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정 회장이 진짜 책임을 느낀다면 직원 보호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부터 제대로 밝히고 후속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 단체들은 정 회장의 사과를 사실상 거부했다.

5·18공법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를 모욕한 정 회장의 빈껍데기 사과를 거부한다"며 "진정한 반성과 책임 없는 형식적 사과는 시민과 오월 영령에 대한 또 다른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과는 경영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면피용에 불과하다"며 매장 앞 1인 시위 확대와 불매운동 지속 방침을 밝혔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46주기 당일 텀블러 판매 광고에서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5·18 당시 계엄군 장갑차 투입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