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기에 예견한 절망, 절도 있는 비극 …서울시향 말러 6번 [객석에서]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공연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3.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20/NISI20260320_0002089147_web.jpg?rnd=20260320112703)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공연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3.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완벽해 보이는 삶 속에서도 비극은 예고 없이 스며든다. 구스타프 말러는 인생의 황금기였던 시절, 오히려 가장 처절한 운명을 예감했고, 이를 교향곡 6번 '비극적'에 담았다. 그 비극은 거대한 나무망치의 '운명의 타격’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말러 교향곡 6번 공연은 이 비극의 서사를 정면으로 밀어붙인 무대였다. 검은색 의상으로 등장한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은 절도 있는 지휘로 거대한 서사를 단단하게 쌓아 올렸다.
말러 교향곡 6번은 그의 작품 가운데서도 고전적 형식미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의 교향곡 중 유일무이한 4악장 구성으로, 정석적인 클래식 규범을 따른다. 동시에 대편성과 고난도의 연주력을 요구하는 대작(大作)이기도 하다.
특히 이 곡은 작곡 당시 말러가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했던 시절에 쓰였다는 점에서 더 역설적이다. 장조와 단조의 대비를 통해 비극의 정서를 극대화시킨다.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공연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3.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20/NISI20260320_0002089142_web.jpg?rnd=20260320112609)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공연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3.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악장 '알레그로'는 현악의 거친 질주로 시작됐다. 현이 빠르게 밀어붙이는 리듬 위에 관악과 타악이 올라타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2, 3악장의 순서는 언제나 논쟁거리다. '스케르초-안단테'인가, '안단테-스케르초'인가. 말러가 처음 작품을 출시할 때는 전자였지만, 이후 후자로 재배치했다. 이날 서울시향은 스케르초를 먼저 배치해 긴장감과 비극적 정서를 계승했다.
반복되는 리듬과 강조된 타악은 안정된 행진이 아니라 어딘가 뒤틀린 움직임처럼 들렸고, 박자는 유지되지만 중심이 흔들리는 듯한 감각이 이어졌다. 팀파니의 강한 타격 위로 글로켄슈필이 서늘한 음색을 더하며 이 불안한 춤의 성격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스케르초는 흔히 '죽음의 춤'으로 불리는 악장으로, 이를 연상케하는 타악기 군단의 배치가 눈길을 끌었다. 힘차게 전진하는 팀파니 위로 글로켄슈필의 서늘함이 더해지며 불안과 혼돈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진 안단테는 대비가 분명했다. 현악이 부드럽게 선율을 펼치며 분위기를 이끌면 목관이 조심스럽게 응답하며 호흡을 맞췄다. 무대를 휘감던 긴장감은 어느새 걷히고, 한층 깊은 서정이 자리 잡았다.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공연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3.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20/NISI20260320_0002089146_web.jpg?rnd=20260320112632)
[서울=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공연이 열렸다.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6.03.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4악장은 이 작품의 핵심이다. 약 30분에 이르는 긴 호흡 속에서 음악은 다시 격렬하게 요동쳤다. 현악의 추진력이 재차 속도를 끌어올리고, 관악은 점점 더 밀도를 높였다.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던 흐름은 결국 '해머'의 타격으로 귀결된다. 해머의 둔탁한 타격음과 곧바로 뒷받침되는 관악은 인생의 험난함을 그려낸다. 마지막 순간 고요를 뚫고 터져 나온 관악의 외마디 비명은 거대한 비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공연은 실황 녹음이 함께 진행돼 음반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20일 6번을 다시 연주하고, 오는 11월 말러 4번을 연주해 츠베덴의 '말러 사이클'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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