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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번트 후 몸 날린 LG 구본혁 "개막 4연패하면 큰일, 자제할 상황 아니었다"

등록 2026.04.01 22: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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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3연패 후 정규시즌 1위는 두 팀 뿐…"3번째 사례 만들겠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LG 트윈스의 구본혁이 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4.01jinxiju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LG 트윈스의 구본혁이 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를 시도한 후 주저없이 1루로 몸을 날려 안타를 만들어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재간둥이' 구본혁이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자제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LG는 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2로 승리, 개막 3연패를 끊고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시즌 개막 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 LG는 예상과 달리 개막 이후 3경기에서 내리 졌지만, 이날 이기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날 LG의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구본혁은 5타수 1안타 1타점에 만족했으나 안타 1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LG는 1회초 신민재, 오스틴 딘의 연속 안타와 박동원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문성주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오지환의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 오스틴이 득점해 1점을 더했다.

계속된 2사 1, 3루 상황에서 구본혁이 타석에 들어섰다.

구본혁은 양현종의 초구에 기습적으로 번트를 댔다. 타구는 KIA 3루수 김도영 앞으로 굴러갔는데, 타구 속도와 코스 모두 절묘했다.

대개 2사 이후에는 번트를 시도하지 않아 김도영도 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김도영이 타구를 잡기 위해 앞으로 달려나왔지만, 타구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구본혁은 1루로 전력 질주한 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해 세이프됐다.

구본혁의 재치있는 번트 안타로 3루 주자 박동원이 홈에 들어가면서 LG는 3-0으로 점수차를 벌릴 수 있었다.

구본혁은 "시범경기 때 안타를 많이 쳤는데, 최근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다. 투수의 공도 빠르게 보이고, 김도영 선수의 수비 위치가 조금 뒤에 있길래 번트를 시도했다"며 "처음에는 강공으로 가려고 했는데 3루수 수비 위치를 보고 생각을 바꿨다"고 돌아봤다.

팀에서 부상 위험 때문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권유하지만, 구본혁에게 이를 생각할 틈은 없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1회말 공격 2사 주자 1, 3루서 구본혁이 기습번트로 타점을 올리고 있다. 2026.04.0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1회말 공격 2사 주자 1, 3루서 구본혁이 기습번트로 타점을 올리고 있다. 2026.04.01. [email protected]

1루로 달려가느라 타구를 보지는 못했다는 구본혁은 "번트를 댔을 때 타구가 세게 갈 것 같은 느낌이라 접전이 될 것으로 생각했고, 슬라이딩을 했다. 타구를 잡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구본혁은 "혼나고 이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개막 4연패를 하면 큰일나지 않나"라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자제하라고 하지만, 자제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이후 허리와 허벅지에 통증이 생긴 문보경이 수비를 소화하기 힘든 상황이라 구본혁은 개막 이후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94(33타수 13안타)를 작성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던 구본혁은 막상 시즌이 시작된 이후로는 기세가 한풀 꺾였다. 4경기에서 타율이 0.143(14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이날 번트 안타로 올린 시즌 첫 타점이 더욱 짜릿했다.

구본혁은 "지난해 7월부터 시범경기까지 타격감이 좋아서 염경엽 감독님이 말씀하시던 것을 깨달은 느낌이었는데, 개막하고 나니 떨어졌다. 야구가 쉽지 않다"면서 "기습 번트를 대서 타점과 안타를 기록하니 기분이 좋았다. 벤치에서도 좋아해주셨다"고 기뻐했다.

역대 KBO리그에서 개막 4연패를 당하고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팀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날 LG가 졌다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개막 3연패로 시즌을 시작하고도 1위에 오른 팀도 2009년 KIA 타이거즈, 2012년 삼성 라이온즈 뿐이다.

구본혁은 "어제 주장인 (박)해민이 형이 단체 메시지를 통해 '개막 3연패를 해도 우승할 수 있다'고 다독여주셔서 한 마음, 한 뜻이 될 수 있었다"며 "뒤처져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해주셔서 '원 팀'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막 이후 나의 성적도, 팀 성적도 좋지 않아 너무 속상했는데 이제 이기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개막 3연패를 하고 1위한 팀도 두 팀 밖에 없다'는 말에 구본혁은 "3번째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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