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투자부동산'은 127조원…'비업무용' 구분은 난관
정관상 임대업 미명시 50.9%…과세 대상 확대 가능성

다만 비업무용의 경우에도 공장 신·증설이나 이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매입한 부지가 많고 제조업의 경우 선제적으로 확보한 부지가 경기 침체 등으로 유휴화된 사례가 많아 이를 투기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쟁점은 '비업무용'의 범위를 어디까지, 얼마나 정교하게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5년 사업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국내 상장사 1295곳이 총 127조2212억원 규모의 투자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4조1213억원(3.3%)이 늘어난 규모다.
이 중 64조7624억원(50.9%)은 정관상 '부동산 임대업' 목적이 명시되지 않은 상장사가 소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등 기타 산업이 소유한 투자부동산이 64조7000억원(50.9%)으로 가장 많았으며 ▲금융·보험업 28조9000억원 ▲리츠·부동산업 19조8000억원 ▲건설·인프라 6조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투자부동산이란 법인이 임대 수익이나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소유한 부동산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부동산투자회사 등을 제외하면 투자부동산은 사실상 비업무용 자산으로 여겨져, 이번 과세 정책의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공시지가 기준 ▲15억원 이하 1% ▲45억원 이하 2% ▲45억원 초과 3%의 세율이 적용된다. 향후 세율 인상이나 공제 축소, 과세 구간 조정 등이 이뤄질 경우 기업 부담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관상 사업 목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부동산을 일괄적으로 비업무용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워 이에 대한 명확한 구분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제조업의 경우 공장 신·증설이나 이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매입한 부지가 많고 최근 경기 침체와 대출 등 자금 조달 문제로 불가피하게 유휴부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투기로 보기는 어렵다"며 "부동산에 묶인 자본을 생산 금융으로 돌리려는 정책 의도는 좋으나 명확한 기준 없이 무리하게 과세를 추진하면 시장의 혼란과 충격만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세제 압박에 따른 부작용과 정책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의 부동산 매각을 유도하더라도, 이것이 주택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세제 압박을 통해 기업이 가진 비업무용 토지를 처분한다고 해서 그 땅이 서울 주택난을 해소할 아파트 부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뚜렷한 주거 공급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는 '징벌적 과세'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지방 부동산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로 지방에 몰려 있는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가 쏟아진다면 시장 충격도 우려된다"며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개념과 정책 목표를 확실히 하지 않는다면 결국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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