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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창고 화마에 소방관 2명 순직…"유증기 폭발 추정"(종합2보)

등록 2026.04.12 15: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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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점 수색 난항…"불 안 보여" 보고 3분만에 화염 뿜어져

삼남매 아빠, 예비신랑 소방관 순직…안타까움·비통함 더해

내장재 '우레탄' 유증기 탓에 피해 커진 듯…경찰·소방 조사

[완도=뉴시스] 12일 오전 8시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6.04.12. photo@newsis.com

[완도=뉴시스] 12일 오전 8시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6.04.12. [email protected]



[완도=뉴시스]변재훈 박기웅 이영주 이현행 기자 = 전남 완도군 수산물 냉동 창고에서 보수 작업 도중 난 불을 끄려 나섰던 소방관 2명이 현장에서 순직했다.

특히 순직 소방관들은 각기 세 자녀를 둔 가장과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당국은 내장재에서 비롯된 유증기가 폭발, 화마가 급확산하며 소방관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본격 조사에 나섰다.

현장 진입 소방관 2명, 대피 지시에도 사망

12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5분께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 2동 중 1동(연면적 3095㎡)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와 완도소방서 구조대원 등으로 꾸려진 현장 진입대원 7명이 한 차례 진입했으나, 최초 발화지점을 찾지 못했다.

연기가 밖에서 보이자 2차 진입에 나선 현장대원 7명이 오전 8시52분 '화염이나 연기는 보이지 않는다'고 상황 보고를 했다. 그로부터 불과 3분 뒤 오전 8시55분 큰 화염이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곧장 '대피하라'는 지시가 무전을 통해 전해졌고, 진입 대원 7명 중 5명은 빠져나왔다.

그러나 완도소방 구조대원 A(44) 소방위와 북평지역대 B(31)소방사는 실종, 오전 10시2분과 오전 11시23분 차례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 직후 업체 관계자 1명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불길은 창고 1개 동 대부분을 태우고 3시간여 만에 꺼졌다.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마친 뒤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lhh@newsis.com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마친 뒤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email protected]



화마가 앗아간 삼남매 아빠·예비신랑

끝내 돌아오지 못한 두 소방관은 각각 삼남매를 둔 40대 가장과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소방위는 슬하에 1남2녀를 둔 다복한 가정의 가장이자, 솔선수범하며 평소 동료들이 믿고 따르던 부서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늦게 구조된 B소방사는 최근 웨딩촬영을 마치고 올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인 것으로 알려졌다.

B소방사의 주요 직무는 구급차 운전이었으나, 소방 지역대 직제 구조 상, 4인 1조 선착대 요원으로서 진화 작업에 함께 뛰어들었다. 당국은 B소방사 역시 화재진압 교육을 이수한 소방공무원 일원으로서 현장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동료 소방관들은 이들의 순직 소식에 오열하거나 한동안 드러누워 일어나지 못하는 등 깊은 슬픔에 잠겼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동료들도 말을 잇지 못한 채 침통한 분위기 속에 현장을 지켰다.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 역시 "애들 엄마는 어떡하냐", "우리 아들 같은 젊은 나이에…"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소방위와 B소방사의 장례는 유가족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전남도지사장(葬)으로 치러지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30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과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lhh@newsis.com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30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과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email protected]



피해 왜 커졌나…에폭시·우레탄 유증기 찬 듯

화재의 시작은 냉동창고 바닥 에폭시(페인트 제거) 보수 작업 도중 사용한 토치 램프 불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장 1층 2번 냉동실에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작업자 2명이 바닥 에폭시를 제거하기 위해 토치 램프로 열을 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내부 단열재 등으로 옮겨 붙으며 불이 난 것 같다고 작업자들은 증언했다.

소방 당국이 최초 발화지점을 찾고자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연기나 화염이 잘 보이지 않았다.

냉동창고 내 천정과 벽면을 둘러싼 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철판이나 판자 속에 스티로폼이나 우레탄 폼 등 단열재를 넣은 건축재다. 가연성 소재인 우레탄 폼으로 마감된 건축재인 만큼 화재 시 치명적인 유독가스와 유증기가 순식간에 가득 찬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건물은 소방시설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소방 당국이 2차 진입 당시 천정에 고여 있던 유증기가 폭발, 화염이 출입구로 분출되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염 분출 직후 무전으로 대피 지시를 했지만 A소방위와 B소방사는 출입구를 각기 5m, 3m 앞두고 돌아오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조만간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과 경위를 조사한다. 특히 에폭시 작업 중 발생한 우레탄 유증기가 폭발·화염 분출로 이어진 정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핀다.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오전 8시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에 의해 3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lhh@newsis.com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오전 8시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에 의해 3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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