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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에 흔들린 美 국채…'SSA 달러 채권', 새 안전자산으로

등록 2026.04.17 15:05:48수정 2026.04.17 15: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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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와 금리 격차 '사상 최저' 수준

EIB 채권에 330억달러 주문…수요 급증

"달러 노출 유지하면서 美 리스크 회피"

[서울=뉴시스] 1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른바 'SSA(국가·초국가·공공기관)' 달러 채권은 최근 몇 달간 금리가 빠르게 낮아지며 미 국채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6.04.17.

[서울=뉴시스] 1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른바 'SSA(국가·초국가·공공기관)' 달러 채권은 최근 몇 달간 금리가 빠르게 낮아지며 미 국채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6.04.1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 국채의 '달러 기준 최고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는 가운데, 세계은행·유럽투자은행(EIB)·독일 국영은행 KfW 등 외국 개발은행이 발행한 달러 채권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른바 'SSA(국가·초국가·공공기관)' 달러 채권은 최근 몇 달간 금리가 빠르게 낮아지며 미 국채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이는 해당 채권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전통적인 안전자산이던 미 국채 대신 자금이 일부 이동하는 모습이다.

일부 SSA 채권의 금리는 미 국채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왔으며, 이는 걸프 지역 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즈호의 현금금리 트레이딩 책임자 스티븐 존스턴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보유에 신중해지고 있다"며 "SSA 채권은 달러 노출은 유지하면서도 미국 고유 리스크는 줄일 수 있는 '황금 자산'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상호관세 발표를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KfW 자본시장 책임자인 페트라 벨레르트는 "당시 이후 아시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히 크게 늘었다"며 "투자자들이 국채를 전면 매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기 도래 자금을 과거처럼 전부 국채에 재투자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 상황에서의 자금 흐름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위기 때마다 미 국채로 자금이 몰렸지만, 이번에는 SSA 채권과의 금리 격차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났다.

실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EIB는 최근 40억 달러 규모의 3년 만기 채권 발행에서 33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을 받으며 기록적인 수요를 확인했다. 이 채권의 수익률은 3.82%로, 같은 만기 미국 국채보다 0.04%p(포인트) 높은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이란 전쟁 이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5월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졌다. 존스턴은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미국이 더 이상 절대적인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규모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지난해 EIB·세계은행·KfW의 달러 채권 발행 규모는 약 800억 달러였던 반면, 같은 해 미국 국채 발행액은 약 4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SSA 채권 금리가 미 국채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한 초국가 기관 관계자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면서도 "스프레드 축소에도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시스템 내 불안이 이미 존재한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는 "곧 바닥이 어디인지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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