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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도 세입자도 전세 꺼린다…임대차 시장 구조 변화

등록 2026.04.23 06:00:00수정 2026.04.23 0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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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품귀·전셋값 치솟아…전세의 월세화 뚜렷

지난달 서울 임대차 시장 월세 계약 비중 절반 육박

세입자 주거비 부담 완화 금융·공급 정책 대응 필요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0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매물 광고가 게시돼 있다.지난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 18일(3만750건) 대비 49.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노원구(-88.5%)와 중랑구(-88.0%), 강북구(-83.5%), 성북구(-83.4%), 금천구(-77.1%) 등 순으로 매물 감소 폭이 컸다. 이같은 전세 감소는ㅂ 지난해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 여파로 풀이된다. 2026.04.20.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0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매물 광고가 게시돼 있다.지난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 18일(3만750건) 대비 49.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노원구(-88.5%)와 중랑구(-88.0%), 강북구(-83.5%), 성북구(-83.4%), 금천구(-77.1%) 등 순으로 매물 감소 폭이 컸다. 이같은 전세 감소는ㅂ 지난해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 여파로 풀이된다. 2026.04.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세를 내놨던 집주인 대부분이 반전세나 월세로 조건을 바꿔 매물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의 대표적인 대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를 찾는 대기 수요는 많은데 정작 전세 매물 자체가 부족하고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세 물건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며 "그만큼 주거비 부담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3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제한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월세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전세 거래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집주인은 보증금 반환 부담과 예·적금 금리 하락 등을 이유로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 역시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 전세대출 금리가 5~6% 수준까지 오른 점 등으로 선택지가 줄어 월세를 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10·15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광범위한 지역을 한꺼번에 규제 지역으로 묶은 조치다.

이로 인해 서울 전역에서 신규 주택 매입 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가 사실상 어려워졌고, 전세 매물 감소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가 2억 원으로 낮아졌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적용되면서 전세 자금 조달이 한층 어려워졌다. 이는 결과적으로 임대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계약 비중이 절반에 육박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1만8357건 중 월세 계약은 9071건으로 전체의 49.4%를 차지했다. 신규 계약만 놓고 보면 월세 비중은 더 높다. 같은 기간 서울 전월세 신규 계약 9205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4977건으로 54.1%를 기록했다.

전세 매물 감소는 전세 수급 불균형과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72.41로, 202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전세수급지수가 150을 넘으면 전세난, 180을 넘으면 전세 대란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준치인 100을 초과할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149만 원으로 6억원대를 다시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6억원을 넘은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주거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세의 월세화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전세를 활용해 주거를 이동하던 구조인 주거 상향 이동의 사다리가 약화되는 현상"이라며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를 완화하고 전세 시장의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금융·공급 측면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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