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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이은 亞 공장 ‘불가항력’…전쟁 여파, 에너지 넘어 원자재 공급난

등록 2026.04.24 15: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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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폴리프로필렌 25%·유황 25% 공급지…여천NCC·PCS 불가항력 선언

S&P 공급 부족 지수 3년 평균 초과…플라스틱 3개월·알루미늄 4개월 후 본격화

"관세와 달리 출구 없다"…아시아 의존 기업 직격, 대응 시간도 없어

[서울=뉴시스] 23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KPMG의 글로벌 석유·가스 부문 책임자인 앤지 길데아는 "원유와 휘발유 영향뿐 아니라 원료와 석유화학 제품도 이미 공급 부족 상태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2026.04.24.

[서울=뉴시스] 23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KPMG의 글로벌 석유·가스 부문 책임자인 앤지 길데아는 "원유와 휘발유 영향뿐 아니라 원료와 석유화학 제품도 이미 공급 부족 상태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2026.04.24.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아시아 전역에서 연료 배급 실시, 의료품 부족, 비닐봉지 사재기 현상이 확산되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란과의 충돌은 에너지를 넘어 알루미늄·플라스틱·고무 등 핵심 산업 원자재 공급까지 위협하는 양상이다.

23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KPMG의 글로벌 석유·가스 부문 책임자인 앤지 길데아는 "원유와 휘발유 영향뿐 아니라 원료와 석유화학 제품도 이미 공급 부족 상태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중동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프로필렌의 25%, 폴리에틸렌의 20%를 공급하는 핵심 생산지다. 또 유황의 약 25%, 비료의 15%도 이 지역에서 공급돼, 차질 시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생산 차질도 나타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수석 경제학자인 스티븐 브라운은 한국의 여천NCC와 싱가포르의 PCS 등 주요 석유화학 생산 업체들이 계약 물량을 정상 공급할 수 없다는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들은 포장용 플라스틱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한 콘돔 제조업체는 원재료 확보 난항으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공급 압박은 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 S&P 500 글로벌 공급 부족 지수는 최근 급등하며 3년 평균 수준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망 충격은 관세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관세는 사전에 예고됐던 만큼 기업들이 대비할 시간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는 갑작스럽게 닥쳐 대응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타격이 크다.

자산운용·리서치 회사 베어드의 투자 전략가인 로스 메이필드는 "관세는 행정부가 부과한 만큼 철회도 가능했지만, 이번 상황에서 미국이 깨끗하게 빠져나오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팬데믹 수준의 공급 쇼크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봉쇄 장기화 시 상황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길데아는 "해협 봉쇄가 여름까지 이어질 경우 석유 및 가스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물자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필드는 "이제 모든 것은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부족 현상이 전면화되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전쟁 전 중동에서 출발한 마지막 에너지 물량이 최근 아시아에 도착하면서,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브라운은 플라스틱은 약 3개월, 알루미늄은 약 4개월 후 부족 현상이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품목 모두 대규모 재고 비축이 어려운 특성을 가진 만큼, 브라운은 "해협이 정상적으로 재개방되지 않는다면 공급망 전반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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