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왕, '트럼프 1944' 종 선물…"트럼프 2기 외교의 정수" 평가
'TRUMP 1944' 새겨진 英 'HMS 트럼프'함 오리지널 종
"英국왕, 절제된 유머·농담·아부·압박 절묘한 연설"
트럼프 "찰스, 이란 핵무기 반대"…정치 논란 '긴장'도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남쪽 입구 사우스 포르티코에서 국빈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를 맞이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04.29.](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01215838_web.jpg?rnd=20260429100739)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남쪽 입구 사우스 포르티코에서 국빈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를 맞이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04.29.
뉴욕타임스(NYT)는 찰스 3세 국왕이 이날 밤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 연설에서 영국식 절제된 유머와 트럼프 기호에 맞춘 농담(코카콜라 건배사와 백악관 동관 연회장 개축에 대한 재치 있는 언급), 적당한 아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은근한 압박까지 절묘하게 섞어내 '트럼프 2기 외교'의 정수를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특히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 선물로 '트럼프 종'을 선물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국왕은 "대통령과 같은 이름을 가진 용맹한 함선의 사령탑에 걸려 있던 오리지널 종을 개인 선물로 드리게 돼 매우 기쁘다"며 옆에 흰색 받침대 위에 금색 천으로 덮여 있던 물건을 가리켰다. 그러자 붉은 제복을 입은 수행원이 나타나 눈부시게 닦인 종을 공개했다.
이 종에는 'TRUMP 1944'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1944년 영국 조선소에서 건조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에서 활동한 잠수함 'HMS 트럼프함'에 달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심히 종을 바라보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를 쳐다보며 마치 "봤지, 여보?"라고 말하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국왕은 "우리에게 연락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이 종을 울리면 된다"고 농담을 건넸고, 장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분 좋은 표정의 트럼프 대통령은 국왕을 향해 '엄지 척' 포즈를 취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 중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건배하고 있다. 2026.04.29.](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01215867_web.jpg?rnd=20260429100534)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 중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건배하고 있다. 2026.04.29.
NYT는 화이트 타이 연미복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은 국왕의 노련한 화술에 완전히 매료된 모습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한순간 긴장이 흐르기도 했다.
국왕에 앞서 연설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과 영국군이 함께 싸웠던 세계 곳곳을 열거하며 "노르망디 해변부터 한국의 얼어붙은 언덕,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뜨거운 모래사장에 이르기까지…."라고 말했다. 그러다 고개를 들고 "그리고 알다시피 우리는 지금도 중동에서 약간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원고에 없는 위험한 발언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에 동참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난 상태다. 그는 영국의 항공모함을 '장난감'이라 불렀고 키어 스타머 총리를 비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적을 군사적으로 패배시켰다. 우리는 그 적이 결코…"라고 갑자기 말을 멈춘 뒤 "찰스는 나보다 더 내 의견에 동의한다. 우리는 그 적이 핵무기를 갖도록 절대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영국 헌법상 국왕이 정치에 관여할 수 없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긴장은 찰나의 순간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에 매우 만족하는 듯 보였다고 NYT는 부연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 중 건배하고 있다. 2026.04.29.](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01216000_web.jpg?rnd=20260429103238)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 중 건배하고 있다. 2026.04.29.
찰스 3세 국왕은 연설 서두에서 지난 주말 워싱턴 힐튼 호텔 행사에서 발생한 총격 미수 사건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각료들을 위로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는 유명한 문구를 인용했다.
국왕은 10살 때 벨모럴성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처음 만났던 기억, 트럼프의 우상 중 한 명인 윈스턴 처칠이 백악관에 있던 중 욕조에서 벌거벗은 채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마주했던 일화도 들려줬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기지를 발휘해 '영국 총리는 미국 대통령에게 숨길 것이 하나도 없구려!"라면서 당황스러운 상황을 넘겼다"고 해 장내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국왕은 다른 이들이 감히 시도하지 못할 농담도 했다. "대통령님, 최근에 '미국이 아니었다면 유럽인들은 독일어를 쓰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죠? 감히 말씀드리건대, 영국이 없었다면 여러분은 프랑스어를 쓰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국왕은 1957년 모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중동 위기 이후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일도 상기했다. 그리고는 "70년이 지난 지금, 오늘날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상상하기는 참 어렵군요"라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이 말은 장내에 있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들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국빈 만찬에 참석해 있다. 2026.04.29.](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01215831_web.jpg?rnd=20260429152202)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국빈 만찬에 참석해 있다. 2026.04.29.
이날 만찬에는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친정부 매체 인사들, 기술 및 금융계 거물들, 보수 성향의 대법관 6명 등이 초대됐다.
NYT는 "영국 국왕 부부가 '트럼프식 궁정' 한가운데 있는 모습은 다소 이질적으로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만찬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분위기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국왕이 연설을 마친 뒤 어깨를 두드리며 '훌륭했다'고 말했고, 다시 한 번 선물 받은 종을 바라보며 '정말 아름답다'고 감탄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