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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하는 美 민주당…"이스라엘 핵 보유 공식 인정하라"

등록 2026.05.06 11:18:47수정 2026.05.06 12: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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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모호성' 깨라는 요구…50년 금기 흔든다

중동 확전 속 "이중 기준이 美 신뢰 훼손" 비판

[팸비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9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팸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30.

[팸비치=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9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팸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30.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핵 모호성' 정책을 정면으로 뒤집으라는 요구로, 중동 정세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핵확산 전반을 재검토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호아킨 카스트로를 포함한 2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란 전쟁과 군사적 확전 위험 속에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침묵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오판과 확전, 나아가 핵무기 사용 위험은 더 이상 이론적인 문제가 아니다"며 "의회는 중동의 핵 균형과 확전 시나리오, 행정부의 대응 계획을 파악할 헌법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그러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1950년대 후반부터 핵무기 개발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핵 모호성' 전략을 유지해 왔다. 미국 역시 이를 묵인해 왔으며, 이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골다 메이어 간 1969년 비공식 합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스라엘 핵 프로그램 연구 권위자인 아브너 코헨은 이번 서한에 대해 "50년 넘게 유지된 금기를 깬 것"이라며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 자체가 초당적 관례에서 벗어난 행위"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미국이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려 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현 정책이 '이중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중동 핵확산 방지 정책은 모든 당사자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때만 신뢰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당내 기류 변화와도 맞물린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의 80%가 이스라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53%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제레미 샤피로 유럽외교협회(EFCR) 연구원은 "많은 민주당원이 미·이스라엘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그 출발점이 바로 핵 문제에서의 동일 기준 적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핵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의 핵 사용 '레드라인'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방공망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경우 핵 대응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 핵 시설 인근 지역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방사능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방공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의원들은 서한에서 이스라엘의 핵 능력, 핵물질 생산 시설, 농축 수준, 그리고 핵 사용 기준 등 구체적 정보를 요구했다. 카스트로 의원은 "해당 사안은 미국의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며 "더 이상 비밀로 남겨둘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 국무부와 이스라엘 정부는 해당 요구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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