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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대형약국, 국내 진출 후 1년 만에 사라질 위기?

등록 2026.05.1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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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의료 복지" vs "의료 공공성 위기"

'약값 30% 저렴' 창고형 대형약국의 역습

약사법개정안…오남용 막으려 명칭 규제?

[서울=뉴시스]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 '창고형 대형약국' 매장. 2026.05.10.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 '창고형 대형약국' 매장.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경원 기자 = "어려운 시기에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면 그게 민간의료복지 아닌가요?"(창고형 대형약국)

"의약품을 쇼핑하듯이 대량 구매하다 보면 오남용 우려가 커서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대한약사회)

국내 정착 1년을 맞는 창고형 대형약국과 약사회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약사법 개정안을 두고 갈등이 첨예화하는 모양새다.

창고형 약국이란 병원 처방 약 조제에 주력하는 동네약국과 달리 일반의약품을 싸게 대량으로 판매하는 대형 매장이다.

약국 명칭에 '팩토리' '공장' '창고' 사용 규제

1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약국 명칭에 '공장'이나 '창고' 등의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이 담긴 약사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 소위원회에서 의결됐다.

이번 개정안 제안 이유는 한 약국에서 '팩토리'라는 명칭을 사용해 국민들에게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대량으로 구입하도록 해 의약품 남용을 부추긴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로써 국내 최초의 창고형 약국인 '메가팩토리약국'은 현재의 약국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제안 이유에서 '팩토리'라는 명칭 사용 문제를 직접 언급하고 있어 사실상 메가팩토리약국을 겨냥한 법안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창고형 약국과 같은 자본·유통 중심의 영업 형태는 약국의 공공적 기능을 훼손하고 있다"며 "대량 구매·저가 판매 경쟁 중심의 운영은 의약품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등 국민 건강과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국민국익위원회에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국민, 특히 취약계층과 서민들에게 약값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도움이 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창고형 약국에서 쇼핑 중이던 한 중년 남성은 "기존 약국들이 걱정하는 (약물 오남용 등) 그런 문제는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라며 "서민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더 싼 곳이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 '창고형 대형약국' 매장. 2026.05.10.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메가팩토리약국 서울점 '창고형 대형약국' 매장. [email protected]


지난해 6월 '창고형 대형약국' 국내 첫 개장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시에서 552㎡ 면적의 메가팩토리약국이 문을 열면서 국내 창고형 대형약국 시대가 열렸다. 이후 500㎡ 이상 대형약국은 지난해 8개, 올해 1~2월 10개가 등장했다.

메가팩토리약국 외에 메가타운약국, 메가스토어약국, 메가맥스약국 등 이름에서부터 '큰 규모'를 앞세웠다. 코스트코, 이마트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마트 이용객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분위기이다.

창고형 약국의 등장은 약국에 자본이 개입하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약사 1명이 약국 1개를 개설할 수 있다는 약사법에 따라 약국은 그동안 소형 점포 위주였다. 업계는 부를 축적하거나 투자를 유치한 약사들이 창고형 약국을 주도한다고 보고 있다.

한 약사는 "창고형 약국이 동네약국과 갈등을 빚는 식이 되면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형약국이 결국은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며 "동네약국들이 죽으면 장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창고형 약국' 글로벌 시장과 궤를 같이 해

창고형 약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비즈니스로 자리 잡은 '드러그스토어의 대형화 및 저가 체인화'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창고형 약국의 원조격인 호주의 '케미스트 웨어하우스'(Chemist Warehouse)가 가장 성공한 모델로 알려져 있다. 현재 호주뿐 아니라 뉴질랜드, 아일랜드, 중국에 진출했고 두바이(UAE) 등 중동 시장까지 빠르게 장악하는 중이다.

케미스트 웨어하우스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의약품뿐 아니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대량으로 매입해 일반 약국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는 코스트코(Costco) 내 약국이나 CVS, 월그린(Walgreens) 같은 대형 체인이 창고형 약국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쇼핑카트를 이용해 대용량 상비약을 구매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특히 일본은 마츠모토 키요시 등 대형 드러그스토어들이 식품, 생필품까지 취급하며 창고형 매장처럼 대형화 됐다. 더욱이 고령화 사회에 맞춰 조제 기능과 대형 유통망을 결합한 형태가 확산하는 추세다.

약사법개정안, 국내 첫 창고형 약국 모델 발목

우리나라는 성남에서 창고형 약국이 첫 선을 보인 이후 약 1년 만에 전국적으로 40여 곳이 넘는 창고형 약국이 생겨났다. 메가팩토리약국은 외국 드러그스토어와 차별화된 한국형 '카트 쇼핑'과 '초저가'를 내세우며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세계 추세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약사법 개정안에 따라 약국 이름에 '공장' '팩토리' '창고' 등의 용어를 쓸 수 없게 된다. 국내 최초 창고형 약국 모델인 '메가팩토리약국'의 간판을 내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메가팩토리약국 관계자는 "명칭 제한보다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 구축"이라며 "구매·복용 이력 추적 시스템 도입이나 의약품안심서비스(DUR) 시스템 강화와 같은 방식이 오남용 문제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남용 문제는 특정 한 주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과 제도가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공청회 등 열린 논의를 통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방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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