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기에도 바쁜데…교원, 법정의무교육만 '18개'
1년에 초중고 18개·유치원 15개 이수해야
업무 부담·내용 중복·형식적 이수 지적
각 근거 법령·소관부처 달라 축소 어려워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효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에게 전하는 감사의 글을 칠판에 남기고 있다. 2026.05.14.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4/NISI20260514_0021283019_web.jpg?rnd=20260514143346)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효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에게 전하는 감사의 글을 칠판에 남기고 있다. 2026.05.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초·중등 교원 한 명이 한 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법정의무교육이 최대 1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량 자체가 과도한 데다 내용이 중복돼 비효율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수의 실효성이 낮고 오히려 업무 부담만 가중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중고 교원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법정의무교육은 최대 18개다. 유치원 교사의 경우 학교폭력 예방교육,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 예방교육, 기초학력 보장 교육 등 3개를 제외하고 최대 15개를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수업과 행정업무를 병행하는 가운데 법정의무교육까지 더해지면서 교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의무교육 항목이 과다한 탓에 형식적 이수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공강 시간에 그냥 틀어놓기만 한다"며 "진짜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2022년 유·초·중·고 1131명을 대상으로 '교원 의무연수 관련 전국교원 설문'을 실시한 결과 교원 10명 중 7명은 연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교원의 64.5%(729명)는 '대부분의 의무연수는 필요없다'고 답했고, '모든 연수가 필요없다'는 응답도 10.1%(114명)를 차지했다.
의무연수의 효과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의무연수에 실효성이 없다'는 교원은 14%(158명)였고, '일부 연수만 실효성이 있고, 대부분의 연수는 없다'는 응답은 63%(712명)에 달했다.
교육 내용의 중복 문제도 지적됐다. 청렴 관련 교육만 해도 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 교육, 부패방지교육,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교육 등 3가지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모두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소관으로 각각 청탁금지법, 부패방지권익위법, 이해충돌방지법을 근거로 시행되고 있지만 사실상 같은 맥락의 교육이 반복되는 구조다.
아동학대예방 및 신고의무자 교육과 긴급지원대상자 신고의무자 교육도 결국 '신고 의무'라는 공통 맥락이 있어 유사한 성격의 교육이 별도로 운영되는 셈이다.
법정의무교육의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024년 정부와 국회에 교직원 법정 의무연수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지난 1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분별한 양적 팽창을 막고자 타 부처가 교육공무원에게 법정 의무연수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법령을 제·개정할 시 사전에 교육부 장관과 협의를 의무화하는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교총은 개정안 발의를 환영하며 ▲유사·중복 성격 연수의 통폐합 ▲시대 변화로 실효성이 저하된 연수의 폐지를 가능하게 하는 의무연수 일몰제 도입 ▲일률적으로 매년 반복되는 연수가 아닌 각 연수의 성격과 시대·상황 변화에 맞춰 연수 주기를 1·3·5년 단위 등으로 조정하는 방안 등을 후속 보완 과제로 제안했다.
교육부도 의무연수 축소를 시도했으나 각 교육의 근거 법령과 운영 지침이 다르고 소관 부처의 정책 결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구조 탓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에 손 보려고 개별 부처와 부서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모두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며 "이런 의무 형식으로 말 그대로 학점만 필요하다고 하면 당연히 형식적으로 들을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승혁 교총 대변인은 "교육 외적 영역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해 법으로 만들어놓고 학교에서 실시하라는 의무교육도 많기 때문에 학교 현장과는 동떨어진 교육도 많다"며 "입법 과정에서부터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해 현실적이고 필수적인 의무교육만 실시하면서 선생님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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