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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5년째…러시아, 재정 압박에 대규모 지출 삭감 검토

등록 2026.05.29 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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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산 최소 42조원 초과 지출 전망

국방·안보에 예산 40% 쏟아붓고도 부족

국방비는 유지하고 투자·보조금 축소 가능성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AP/뉴시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2월 내각에 전쟁 비용 증가분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예정 지출을 동결할 것을 요청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6.05.29.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AP/뉴시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2월 내각에 전쟁 비용 증가분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예정 지출을 동결할 것을 요청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6.05.29.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 증가로 올해 최소 2조 루블(약 42조2400억원)의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 정부가 향후 수년간 대규모 지출 삭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2월 내각에 전쟁 비용 증가분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예정 지출을 동결할 것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올해 국방·안보 예산으로 전체 예산의 약 40%에 해당하는 총 16조8400억 루블(약 355조 6600억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재무부는 추가 군사비 지출로 올해 최소 2조 루블 재정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FT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재정 부족 규모가 4조 루블(약 84조 44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에 재무부는 올해 예정된 지출 가운데 2조9000억 루블(약 61조2200억원)을 우선 동결하는 방안을 내각에 요청했다. 동결 규모는 2028년 7조1000억 루블(약 149조88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 상황은 이미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를 3조8000억 루블(약 80조 2200억원)로 계획했지만, 올해 첫 4개월 만에 이미 5조9000억 루블(약 124조 5500억원, GDP의 2.5%)의 적자가 쌓였다. 이는 2022년 전면 침공 이후 최대 규모다.

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 재정에 일부 숨통이 트이긴 했으나, FT는 유가 상승에 따른 추가 수입만으로는 급증한 전쟁 비용을 모두 충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4월 에너지 수출로 예상보다 2000억 루블(약 4조 2200억원)의 추가 수입을 거뒀다고 밝혔지만, 3월에는 에너지 수입이 비슷한 규모만큼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정부가 국내 휘발유 가격 억제를 위해 석유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데다 루블화 강세도 에너지 수익 증가 효과를 제한하고 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우리의 비축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며 "재정의 취약성을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지출 삭감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쟁이 5년째로 접어들면서 막대한 군사비 지출은 러시아 경제 전반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러시아 경제부는 최근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1%p(포인트) 낮춘 0.4%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GDP 성장률 전망도 1.4%로, 지난해 9월 전망치(2.8%)에서 크게 낮아졌다.

일부 정치인들은 전쟁 지출 자체가 경제 문제의 원인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하원의원 레나트 술레이마노프는 "연방예산의 40%가 국방·안보에 쓰이는 상황에서 무슨 개발과 투자를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며 "탱크와 포탄은 소비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출신인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연구원은 "재무부는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국방·안보 예산은 줄지 않는다"며 "대신 기업 보조금과 공공기관 예산, 각종 투자 지출이 희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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