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N%' 보상 요구 전 산업계 확산…노조 "권리" vs 재계 "경영권 침해" 논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한 '이익 공유' 요구
자동차·조선·방산·IT업종까지 이익 배분 요구 확산
경영계 "영업이익은 임금 아냐…교섭 대상 아니다"
학계 "파업 리스크 해소 시급…경영권 경계 확립해야"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20/NISI20260520_0021290945_web.jpg?rnd=20260520232626)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산업계 전반의 새로운 노사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는 기업 성과를 제도적으로 공유할 권리라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투자 재원 축소와 경영권 침해를 우려하며 맞서고 있다.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기업 이익의 배분 원칙과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합의하고 상한까지 폐지하자 성과급을 바라보는 내부 구성원들의 시선도 '제도적 권리'로 급변했다.
이전까지는 회사의 경영 판단에 따른 보상 성격이 강했지만, 이제는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을 노조가 교섭을 통해 명문화하고 이를 제도적 권리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삼성전자가 10.5% 합의안을 도출하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노조의 핵심 교섭 의제로 자리 잡았다.
이는 관례적인 격려금이나 임금 인상 방식을 넘어 기업의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공유받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양사의 합의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른 업종의 노조들 또한 일제히 교섭 항목에 영업이익 등 이윤 연동 성과급을 핵심 의제로 올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OPI(초과이익성과급)산정 방식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바꾸자고 요구했고, 현대차·기아와 HD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의 30% 수준을 제시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해 별도 기준 카카오 영업이익으로 환산 시 약 13~15%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오는 10일 4시간 부분 파업 및 판교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3월 시행된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이후 하청 노조까지 원청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교섭 구조는 더욱 복잡해졌다.
노조의 연이은 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는 경영권을 둘러싼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성남=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5.20.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20/NISI20260520_0021289801_web.jpg?rnd=20260520130153)
[성남=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5.20.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달 31일 회원사에 이익 배분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단체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특별 권고를 배포하며 선을 그었다.
영업이익은 근로자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느냐보다 업황, 환율, 경영진의 투자 결단 같은 외부 변수에 좌우되는 만큼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다.
경총은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어 노조가 이를 이유로 파업에 나설 경우 목적상 위법한 쟁의행위가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며 기업 경영 측면에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노동3권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것이지, 몇몇 이익을 위해 집단적 무력을 행사하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논쟁은 이제 이익에 비례한 보상 등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하청 노동자와의 격차 해소 등 사회적 재분배 논쟁에 대한 담론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지난달 삼성전자 합의에 대해 "성과의 독식은 있을 수 없다"며 하청 노동자로의 배분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기업 정규직만의 이익 공유가 아니라 노동시장 격차 해소 문제로 논점이 이동하자 고용노동부 또한 논의에 가세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고려할 때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 논의가 필요하다"며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을 화두로 던졌다.
다만 정부 내에서도 신중론이 교차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지금은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며 분배보다 투자가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처럼 호황기 이익을 불황기 R&D(연구 및 개발)와 설비 투자에 쏟아부어야 생존할 수 있는 사이클 산업에서 이윤을 미리 쪼개면 미래 경쟁력이 훼손된다는 논리다.
학계의 우려 또한 깊다. 성과급 산정은 본래 기업의 경영권에 속하는 재량적 영역인데, 이를 노조가 교섭으로 강제하려는 움직임은 경영권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과급 요구 확산은 기업의 투자 동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단체교섭 대상과 경영권 범위를 구분하는 구조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도 "영업이익은 주주 귀속 성격이 강해 과도한 배분 시 법적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재무적 부담을 고려한 보상 체계 정립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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