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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 우려냐 '계산된 정공법'이냐…애플, 첫 스마트 안경 내년 말 출격

등록 2026.06.02 06:00:00수정 2026.06.02 06: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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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최초 스마트 안경 출시 목표 시점, 내년 연초→연말로 연기

삼성·구글 연합군과 메타 등 경쟁 진영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 선점 시동

디스플레이 빼고 가격 낮춘 실용주의 전략…늦은 출시 극복할지 업계 주목

[멘로파크=AP/뉴시스] 메타(Meta)가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협업해 출시한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래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2026.04.05.

[멘로파크=AP/뉴시스] 메타(Meta)가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협업해 출시한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래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2026.04.05.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퇴임을 앞두고 준비 중인 첫 번째 스마트 안경 출시를 미뤘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에 이어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애플 특유의 '지각생' 행보가 반복되는 모양새다.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와 완성도를 높이려는 수싸움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2일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 최초의 스마트 안경 출시 시점을 오는 2027년 말로 조정했다. 당초 애플은 2027년 초 제품 출하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내부 기술 조율과 부품 수급 문제로 개발이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퇴임 앞둔 팀 쿡의 '라스트 댄스' 될 스마트 안경…존 터너스 체제 첫 시험대

업계가 이번 출시 연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오는 9월 퇴임하는 쿡 CEO는 스마트 안경 사업을 자신의 마지막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혼합현실(MR)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가 무거운 무게와 비싼 가격으로 주춤한 상황이다. 쿡 CEO는 물러나기 전 자사의 AI 기술력을 증명할 마지막 유산으로 스마트 안경을 선택했다. 하지만 제품이 내후년 말에나 베일을 벗게 되면서 구상에 엇박자가 났다. 결국 흥행에 대한 부담은 후임자인 존 터너스 수석 부사장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구글 연합군 올 하반기 조기 등판…애플은 1년 뒤에나?

더 큰 문제는 경쟁사들의 시계가 훨씬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 안경 시장은 메타가 독점적인 지위를 굳히고 있다. 메타는 렌즈 자체에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차세대 안경 '오리온'의 소비자용 출시까지 준비 중이다.

대항마들의 움직임도 매섭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한 스마트 안경을 올해 하반기 내에 출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경쟁사들이 당장 올해부터 생태계를 구축하는 반면 애플은 최소 1년 반 이상 늦게 첫발을 떼는 셈이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지각 출시 잔혹사가 스마트 안경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애플의 첫 모델은 AR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카메라, 스피커, 마이크, 음성비서 '시리(Siri)'만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 말이면 경쟁사들이 화면이 나오는 진짜 AR 글래스를 선보일 시기다. 애플은 뒤늦게 화면 없는 안경을 들고 나오는 꼴이 될 수 있다.

[마운틴뷰=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구글 I/O 2026' 행사에서 샤람 이자디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부사장이 인공지능(AI) 글라스를 소개하고 있다. 2026.05.20.

[마운틴뷰=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구글 I/O 2026' 행사에서 샤람 이자디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부사장이 인공지능(AI) 글라스를 소개하고 있다. 2026.05.20.

디스플레이 빼고 가격 낮춘 실용주의…'패스트 팔로워' 전략 또 먹힐까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애플 특유의 완성도 중심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애플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등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최초의 제품을 낸 적이 거의 없다. 경쟁사들의 시행착오와 소비자 피드백을 수집한 뒤 가장 대중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장악해 왔다.

스마트 안경의 핵심인 무게를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디스플레이를 넣지 않는 선택도 계산된 결과다. 현재 기술로 화면을 띄우려면 안경테가 무거워지고 배터리 시간이 짧아진다. 애플은 이 한계를 인정하고 가볍고 친숙한 디자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격도 200~500달러(약 30만~75만원) 사이의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해 대중성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보안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시차를 극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상을 온종일 기록하는 제품 특성상 프라이버시 보호가 중요하다. 강력한 보안 생태계를 갖춘 애플에 대한 선호도가 뒤늦게 폭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위험한 지각이라는 시선과 시장이 무르익었을 때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정교한 전략이라는 진단이 엇갈린다. AI 분야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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