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란, 2년 전 히잡 없이 공연 여가수 채찍질 74대 선고

등록 2026.06.24 07:49:00수정 2026.06.24 08:18: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미국과 전쟁 뒤 재편된 정치 질서

여성에 대한 종교 규율 강화 시사

[서울=뉴시스]지난 2024년 12월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공연했다는 이유로 지난주 태형 74대를 선고받은 이란 여가수 파라스투 아흐마디. (출처=위키피디아) 2026.6.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2024년 12월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공연했다는 이유로 지난주 태형 74대를 선고받은 이란 여가수 파라스투 아흐마디. (출처=위키피디아) 2026.6.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란 법원이 지난주 콘서트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공연한 여성 가수에게 태형 74대를 선고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이 처벌이 전쟁으로 재편된 이란 정치 질서 아래 여성에 대한 종교적 규율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파라스투 아흐마디라는 이름의 여가수는 지난주 콤 주에서 열린 비공개 재판에서 밴드와 제작진 동료 8명과 함께 선고를 받았다.

유튜브에 이란 법을 어기고 머리카락과 팔, 어깨를 드러낸 채 무대에 선 2024년 공연 영상이 확산하면서 열린 재판에서다.

아흐마디와 동료들은 또 2년간 공연 및 출국 금지 처분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고를 받은 9명 가운데 2명은 판결이 발표될 당시 이란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술적 표현과 여성 복장에 대한 이란 정부의 탄압은 이란인들에게 새로운 전후 질서가 들어서도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르웨이 이란 인권 단체 마흐무드 아미리모가담 대표는 "파라스투 아흐마디에게 단지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노래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태형 74대 선고는 비인도적이고 굴욕적인 처벌일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평화 협정으로 대담해진 이란 정권이 여성에 대한 탄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위험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시작해 약 40년에 걸쳐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신정 국가를 이끌어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한 주요 인물 여럿이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인들의 지도자 전복을 돕겠다는 뜻도 있다고 말하며 전쟁을 정당화했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소셜 미디어에 "이란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 너희의 기관들을 접수하라!!!"라고 썼다.

그달 이란 당국은 수천 명을 살해하는 것으로 대규모 시위에 대응했다.

이란이 전쟁 전보다 덜 억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2022년 이란에서는 히잡법 위반 혐의로 이란 도덕 경찰에 구금됐던 한 젊은 여성이 숨지면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었다. 당시 이란 당국은 수백 명을 살해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후 일어난 "여성, 생명, 자유" 운동 과정에서 더 많은 이란인이 히잡 규정을 공공연히 어기기로 했으며 당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폭력적 탄압이 다소 수그러드는 것처럼 보였다.

바로 그런 맥락에서, 아흐마디가 간소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애국적인 민요를 구성지게 부른 2024년 공연 영상이 퍼졌다.

영상의 자막에는 "나는 파라스투,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고 싶은 한 소녀입니다. 이것은 내가 외면할 수 없는 권리, 내가 뜨겁게 사랑하는 이 땅을 위해 노래한다“고 쓰여 있었다.

보복이 두려워 성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30세 교사 마리암은 "이 나라가 제대로 되는 날이 오기는 할까? 여성이 노래를 불렀다고 태형에 처하는 나라가 세상 어디에 있나"고 말했다.

당국이 아흐마디와 다른 피고들에 대한 태형을 언제 집행할 계획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2022년 시위 이후 당국이 히잡 규정 위반 혐의를 받거나 이에 항의한 여성들에게 채찍질을 가한 사례가 여러 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