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빠진 아이 구한 교사… 장기기증에 4명 새삶
50대 체육교사, 뇌사로 간·폐·신장 기증
생전 이웃 구하며 베푸는 삶 실천해
![[서울=뉴시스] 기증자 김상현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3650_web.jpg?rnd=20260630105310)
[서울=뉴시스] 기증자 김상현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8일 원광대학교병원에서 김상현(58)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환자에게 간과 폐, 신장(양측)을 나누고 떠났다고 3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5월 갑작스럽게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병세는 가파르게 악화했고, 한 달여 만에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김씨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막막했던 가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고인이 누군가의 삶 속에서 계속 살아 숨 쉴 수 있다면, 가족을 떠나보내며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김씨는 평소에도 위험에 처한 이웃을 보면 망설임 없이 행동으로 나서는 사람이었다. 2012년에는 전북 전주의 한 하천에서 물에 빠진 유치원생 3명을 구해 당시 전북지방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고인의 첫째 딸은 "아버지가 위험에 빠진 학생과 아이들을 구한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들었다"며 "헌혈도 꾸준히 할 만큼 늘 남을 먼저 챙기던 분이셨다"고 전했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김씨는 20년 가까이 중·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근무했다. 운동에 남다른 재능과 열정을 지녔던 고인은 마라톤과 테니스 등 여러 종목에 능숙했으며, 교직을 떠난 뒤에도 최근까지 테니스 지도자로 활동했다. 고인의 장례식장을 찾은 제자들은 생전 늘 진심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치던 스승의 모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에게는 세 딸이 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들에게 고인은 늘 유쾌하고 다정한 아버지였다. 주말이면 가족이 함께 등산을 다녔고, 딸들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테니스장을 오가며 자랐다. 아버지가 좋아한 운동은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계기가 됐고, 세 딸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첫째 딸은 평생 누구보다 활발하게 살아온 아버지가 갑자기 병상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 떠난 것을 가장 마음 아파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에게 "하늘나라에서는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운동도 마음껏 하셨으면 좋겠다. 효도를 많이 못 한 것 같아 죄송하다. 고맙습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했던 김상현 님의 삶은 마지막 순간에도 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나눔으로 이어졌다"며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유가족께 깊은 감사와 위로를 전하며 고인이 몸소 보여준 용기와 따뜻한 마음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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