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결정권 사수…오만과 주도권 경쟁
이란, 해협 재개방 결정권 협상 카드로 활용
오만, 국제법 기반 장기 관리체계 제안
항행 정상화 해법 놓고 양국 주도권 경쟁
![[반다르아바스(이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 6월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안에서 소형 보트가 정박 중인 화물선, 예인선, 산업용 바지선 옆을 지나는 모습. 2026.06.26.](https://img1.newsis.com/2026/06/26/NISI20260626_0002170851_web.jpg?rnd=20260626100830)
[반다르아바스(이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 6월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안에서 소형 보트가 정박 중인 화물선, 예인선, 산업용 바지선 옆을 지나는 모습. 2026.06.26.
29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해협 봉쇄 해제와 항행 정상화 문제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중재국 오만이 장기 관리 체계를 제안하면서 이란의 독점적 영향력에 도전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번 협상 국면에서 이란은 해협 통제력을 가장 강력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실질적 협상은 해협 봉쇄 해제 이후 시작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이란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이란은 이를 사실상 자국만이 해협 재개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해협 문제에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가 개입하는 것을 경계하며 결정권을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이 같은 입장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안했던 대체 항로 논의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IMO는 중앙 항로가 기뢰 문제로 정상 운영이 어려워지자 미국 합동해사정보센터(JMIC)가 관리하는 오만 해역 남부 항로와 이란 연안 인근 북부 항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초기에는 이란도 해당 구상에 동의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후 이란 내부에서 이견이 발생했거나 국제기구 측이 이란의 입장을 오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남부 항로를 통과하던 싱가포르 선박이 공격받으면서 해당 계획은 중단됐다.
이란으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협상 카드를 잃는 순간 협상 구도가 전쟁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바그다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추진 중인 협정과 다른 새로운 협정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해협 재개방을 지연시키고 긴장을 높일 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오만은 장기적인 해협 운영 체계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오만이 구상한 해법은 국제법에 부합하면서도 연안국들의 이해를 반영하는 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핵심은 해협 통과 자체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고, 항행 지원과 해상 서비스 제공에 대한 비용 또는 자발적 기여금 형태로 운영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바드르 알 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는 반대한다. 이는 국제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반면 서비스 요금은 합법적이며 현재 이란 측과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제해양법 제26조가 단순 통항에 대한 과금을 금지하는 반면, 제43조는 해협 이용국과 연안국이 항행 지원 서비스에 공동 재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점을 고려한 접근으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서는 최근 무스카트에서 열린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과 압둘아지즈 알 히나이 오만 외무부 장관 간 회담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이란 역시 해협의 미래 운영 문제를 독점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일부 인정한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만은 서방의 군사 개입 없이 항행 자유를 보장하는 체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란의 반대를 무시할 경우 장기 구상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만 역시 복잡한 외교적 균형을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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